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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백세시대 김형석 노(老)교수의 행복론

김용식 논설위원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한 해를 보내고 한 해를 맞이하는 갈림의 차이는 평상시 하루를 계수하는 숫자의 의미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래서 신년 벽두 모두 이른 새벽에 처음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기 위해 동해의 아침 바다 포항 호미곶, 울산 간절곶, 해운대 바닷가에 구름같이 많은 사람이 몰리고, 아니면 산 정상을 찾아 밝게 솟아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한 해의 소망을 마음속으로 기도한다. 
 
70을 넘기는 나이가 되다 보니 모두 앞으로 100세 시대를 걱정하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그 옛날 같으면 80세를 넘기는 것이 호상(好喪)이라 했는데 세월이 하도 좋아 이제는 90세를 넘어도 상가(喪家)에 조문을 가서 웃음을 보이는 것이 실례가 되어 조심들 하고, 우리나라에 백 세 이상 노인이 3천 명을 넘는다는 통계에 오래 사는 것이 행복은 아니라며 모두 걱정이다. 

필자가 주일마다 찾아가는 Y요양원에 입소한 어르신 60명의 평균나이가 85세로서 50%가 치매증세를 갖고 있고, 아니면 기력이 쇠잔하여 휠체어에 의존하는 노인들로 대화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노인은 20%가 되지를 않는다. 찬송가를 부르면 그저 입으로 겨우 따라 부르는 수준이고 책장을 혼자서 넘길 수 있는 노인은 10명 내로 가족들이 면회를 와도 몰라보는 노인들을 볼 때 오래 산다는 것이 행복으로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근간에 학창시절부터 존경하는 연세대 김형석 교수님이 “백 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을 내셨다. 고등학교 시절에 ‘철학 노-트’를 읽고 학문에 심취했던 방황기에 내 삶에 길이 되었던 그 어른이 지금 99세가 되셨다. 300페이지 책에서 아름다운 인생의 스승으로 “똑같은 행복은 없다”하시며 “사랑 있는 고생이 기쁨이었네”를 고백하시며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고민하라고 말씀하신다. 

늙음은 말없이 찾아오는 것으로 75세까지는 인생의 황금기로서 취미 생활 등 남은 인생을 최대한 누리고, 늙는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 이제부터는 지혜로운 생각으로 아름다운 관계에서 즐거운 행복을 찾는 것이 순리이므로 “내가 갖고 있는 재능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더 많은 것을 베풀면서 살 수 있다면 그보다 보람 있고 행복한 삶은 없을 것이다”고 강조하신다.
 
교수님도 90이 넘으면서 치매로 고생하는 친구들의 이야기에서 치매에 걸려 “하나님이 어디 있어? 나는 예수가 누군지 몰라” 말하게 되느니 “차라리 일찍 죽는 편이 옳지”라고 의미 있는 말을 전한다. 그래서 오래 사는 것은 신체적 균형이 흐트러지고 정신적 병력으로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며 고통을 안겨 준다면, 그 인생은 불행한 것으로 우리의 삶이 건강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때까지 사는 것이 최대의 행복한 삶이라고 결론을 내리신다. 

그렇다 오래 산다는 것은 결코 행복일 수 없고 어떻게 인생의 후반기를 잘 마무리하느냐가 중요하다. 교수님은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상대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도 더 사랑하고 싶어진다”면서 “제가 사랑이 있는 고생이 행복이었음을 90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고 고백한 말씀에 마음속이 찡하면서, 나도 그런 사랑을 나누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인생의 수명은 우리가 알 수 없고 오직 하나님만이 아시는 진리로, 나에게 생명이 있는 한 우리는 오늘을 충실히 살아야 한다. 남은 세월 동안 좀 더 여유로움을 가지고 천천히 행하고 할 수만 있다면 보람 있는 일을 서로 나누고, 나이가 들었다고 티 내지 말고 언제나 젊은 마음으로 당당하게 모든 일에 참여하고, 배우며, 남은 인생을 즐겁게 사는 세월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여, 보, 당, 신의 새로운 삶이 될 것이다. 또한, 요즈음 젊은이들 사이에서 신 용어 욜로(you only live once), 즉 “한 번뿐인 인생 즐기자”고 외치는 음성에 귀를 기울여, 왜 그들이 미래 없는 현실을 포기하는지, 어른들은 다시 한번 되새기는 새해 아침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야 진정한 어른으로서 대우받는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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