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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이혼 예방 10계명

김 용 식 회장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
 

요즈음 우리 사회가 100세 시대로 향하다 보니 이제 점차 모계(母系)사회로 접어드는 느낌이다. 가정이나 어느 단체 모임에 가도 여성의 비중이 점차 높아가고 발언권이 묵시적으로 높아지는 현실에서 세월은 변해도 참 많이 변함을 체감한다. 감히 6, 70년대는 생각지도 못할 여자들의 권익 신장은 이제 매 맞는 남성이 있을 정도로 심각하고 퇴직 후 남편들의 역할이 줄어지고 점점 아내의 목청이 높아가는 현실에서 집 나가는 아내에게 “어디가노” 묻다 가는 망신을 당하고 팽 당하는 남자들이 있음에 누구를 원망하고 안 하고 문제가 아니고 시대상이 그런 것이니 눈감고 따라가는 것이 편하다는 중론이다.


이런 현실에서 가정의 이혼율이 그 구성에서 많이 달라지고 있다. 10년 전 조사는 우리나라에서 연간 이혼하는 수가 31만이나 되고 그중 가장 높은 구성세대는 결혼 4년 차 이내 되는 신혼부부가 3만 5천으로 29%를 차지하고 그다음으로 결혼 20년 차 되는 55세 넘은 황혼이혼이 2만 8천으로 그 뒤를 따랐다. 그런데 지금은 그 구성이 역전되어 가장 높은 구성이 황혼 이혼자가 3만 5천 명이 넘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이혼의 가장 큰 사유가 성격 차이다. 그동안 참고 살았지만, 이제는 내 방식대로 살겠다는 것이다. 간섭받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노후의 인생을 삼식(三食) 밥에 얽매이지 않고 여생을 멋있게 살겠다는 로망으로 도장을 찍는 것이다. 법상으로 연금의 반(半)은 자동 통장으로 들어오고 그동안 비상금으로 모아두었던 비밀 지갑을 열면 살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결론이다.


참으로 대단한 결심이다. 자녀들은 각자가 이제 알아서 잘 살고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환영하니 자유인으로 날고 싶은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한편으론 고생길이 환히 열려있는 남성들의 노후가 결코 행복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면 100세 시대에서 부부가 이혼하지 않고 사는 방법은 없을까? 그렇다가 깨가 쏟아지는 사랑은 아니라 해도 그래도 그동안 같이 함께한 세월을 잘 살려서 평범한 가정의 위치로 산다면 오히려 마지막 우리가 눈을 감을 때 자식들에게 덜 미안하지 않을까 하는 심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황혼이혼 십계명’은 우리에게 삶의 무게를 더해주는 말로서 정리하여 본다.


첫째, 부부가 함께 있는 시간을 줄여라. 의견 충돌로 다툴 일이 적어진다. 둘째, 서로가 하는 일에 간섭 말라. 세상을 살아온 경험이 다르다. 셋째, 여자가 돈 쓰는데 남자가 간섭 말라. 간섭받으면 열 받아 병난다. 넷째, 같은 취미를 가지지 말라. 상대 비교로 싸움만 난다. 다섯째, 식사는 각자가 스스로 챙겨라. 삼식(三食)이면 이혼감이다. 여섯째, 집일은 집 안에 있는 사람이 하라. 그래야 공평한 삶이다. 일곱째, TV 채널은 여자 우선하라. 그렇지 않으려면 한 대 더 사라. 여덟째, 모임은 부부가 함께하지 말라. 서로 간 비교로 나쁜 일만 생긴다. 아홉째, 부부간 단점을 지적지 말라. 자존심 건드리면 큰 싸움 난다. 열째, 식탁에서 트집 말고 다 먹어라. 여자의 자존심 한 번 살려주라.


어쩜 지금까지 듣던 내용과 조금 상이 하다고 느낄 것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모두들 ‘정년 후 부부는 같은 취미활동으로 꼭 손잡고 다녀라’고 하는데 실은 그렇지 못하다. 근 20년 이상을 혼자 생활하던 아내에게 남편이라는 짐이 있으니 모든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어디 갈려면 “어디가노” 라고 묻는 말에 답하기조차 간섭받는 심정이 되어 온종일 함께 앞으로 30년을 산다고 하면 자기의 영역이 다 포기되는 삶을 다시 살아야 한다. 그러니 차라리 각자의 길로 서로가 인정해주는 삶이 더 낫지 않을까 한다. 그 대신 남자는 이제 부엌에서 밥하고 반찬 하는 일이 익숙하여지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가급적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과 행동은 절제하면서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하루가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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