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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노년은 아름다워(서해문집)’라는 책이 소개되고 있다. 고령사회에 늘어나는 노인 인구의 급증에 따른 사회의 걱정과 이들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문제를 미리 예시하는 내용으로 노년에 대한 혐오와 환멸에서 사회적으로 격리되어 가는 가치를 새로움과 낡음, 성장과 퇴보 속에서 백세시대를 당당히 사는 안전한 노후는 서로 다른 세대를 아우르며 이해하는 것이 정답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중에 7명의 노년 세대의 도전적인 일자리를 통해 열심히 살아가는 노년을 자립 모델로 보여줌은 희망적인 내일을 바라보게 한다.
그러나 현실적인 사회 현상 속에 들어가 보면 ‘노년은 정말 아름다운가’에 대한 회의가 구석구석에서 볼 수 있음에 다가오는 100세 시대가 여러모로 걱정이 된다. 우선 이번 구정 명절에 필자의 큰형님이 팔순이 되어 김해 집을 찾아갔다. 평소에 건강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도 ‘그래도 이제 조금 늙기도 하셨겠지’ 하고 방문하여 인사를 드린 형님 내외분은 정말 건강하시고 허리도 바르시고 그 흔한 건강식품은 아예 구경도 하지 않으신단다.
무엇이 걱정이냐고 물으니 하루하루 보내기가 지루하시단다. 운동도 하기는 하지만 매일 쳇바퀴 도는 일정에 형수님은 경로당에 가셔서 10원짜리 화투 치는 것이 낙이고 내성적인 형님은 그저 집안에서 TV나 보는 정도이니 어디 일할 곳이 없느냐고 물으신다. 참으로 행복한 고민을 들었다. 친구도 없으시다 보니 5년 전까지도 아파트 경비를 하면서 소일을 하셨다니 그 이상 바랄 것도 없을 것인데 남은 세월이 있으니 수명이 길고 건강함도 복이라고 해야 할지… 100세 시대의 또 다른 인생 설계를 해야 할 것이다.
주일날 늘 가던 요양원을 찾았다. 80여 명의 노인들이 입소하여 있는 시설에 명절이라 가족들의 방문이 많았다. 손녀들 아이들과 부모님을, 또는 할머니를 찾아온 그들에게 만나주는 어르신의 건강은 대화 한마디 못하는 증세에 꼬마는 재롱을 부려보지만, 시선만 맞추는 만남에 너무나 마음이 무거웠다. 오래 살면서 건강하며 집안에서 보호를 받아야 할 어르신들이 노인성 치매로 온몸이 허약하여 휠체어에 의지하여 겨우 몸을 지탱하는 현상에 찾아온 가족들이나 안내하는 요양보호사들의 마음은 편하지가 않다.
이제 우리나라도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노인 인구가 14%를 넘어 머지않아 20%가 되면 초고령사회로, 더 나아가 2060년이 되면 40%로 생산가능인구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시대가 다가온다. 일본은 이미 26%를 넘어서고 있다.
사회는 온통 노인들이 지배하는 추세에 생산에 동원될 인력이 부족하여 국가 경제에 치명적인 여파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미 노인의 나이를 70세로 상향 조정하는 기류가 보이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연금문제, 퇴직 나이 문제 등 많은 사회적 제약이 함께 조정되어야 할 조건으로 쉽게 결정이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노년이 과연 아름다운 삶이냐’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모두가 이상적인 생각으로 ‘노년은 아름다워라’고 노래하고 싶겠지만 현실은 그렇지를 못하다. 이것뿐만 아니다. 지금 각자의 집에는 결혼 안 한 자녀들이 부모에게 의지하고 캥거루 같은 삶을 지내고 있는 40대가 많이 있다. 우선 그들은 직장이 없다 보니 결혼도 못 하고 그저 편하다는 이유로 부모의 등골을 빼 먹고 있는 것이 된다. 그러니 사고(思考)의 차도 너무 크고 먹는 음식의 밸런스도 함께 맞출 수 없으니 집안에는 갈등이 생기고 가족은 원수(?)처럼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실업이 100만 명을 넘어서고 경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 대선에 나오는 대부분의 후보들은 청년 일자리를 우선으로 공약하지만, 국제정세가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는 정치판이다 보니 어디서 답을 찾을지 모두가 고민이다. 이래서 노년은 결코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 고난의 삶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