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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걱정

김 만 률 (부산노인대학협의회 공동회장)

자나 깨나 자식 걱정으로 살았던 노인들이 지금은 나라와 후손들 걱정으로 사는 것 같다. 지난 19대 대선후보들이 선거 시 어버이날 국정공휴일 지정, 기초연금 인상, 치매치료비 90% 국가가 보장, 틀니 본인부담금 경감, 무상 교통카드 지급 등의 공약을 보고 걱정이 많다. 노후대책 없이 고령사회를 맞이한 노인들에게는 복지공약이 고맙기는 하지만 나라와 후손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지 걱정이 참으로 많은 것 같다.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5월 8일 어버이날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치매치료비의 90%를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리고 틀니·임플란트 본인 부담금의 절반 인하 공약도 했다. 이와 함께 ‘기초연금을 오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어르신에게 차등 없이 월 25만 원을 드리고, 2021년부터는 월 30만 원을 드리겠다’고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어르신 공약’ 하위 소득 70% 기초연금을 30만 원으로 인상하고, 경증 치매 환자도 장기 요양 보험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소득 하위 50% 어르신들에게 오는 2018년부터 기초연금 30만 원을 즉시 지급한다’고 약속했다. 또 ‘전국의 6만 4,000여 개의 경로당을 건강 여가생활 지원센터로 리모델링하겠다’고 했다.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어르신을 위한 나라’와 ‘모든 노인들에게 월 30만 원씩 지급하겠다’고 공약을 했다.
 

그러나 대선 후보들의 노인복지공약은 전체 공약의 일부이다. 그 많은 공약을 지키려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국가 부채는 지난해 1천400조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나라가 이렇게 빚 덩어리인데 그 많은 예산이 어디서 나올지 노인들은 걱정이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699여만 명이라고 한다. 약 700여만 명의 70% 노인들에게 1인 월 10만 원을 인상하면 연 6조 원, 5년 동안 30조 원이 소요된다. 물론 5년 동안 연차적으로 10만 원을 인상하여 2021년부터 30만 원을 드린다는 공약이지만 노인 인구의 증가와 치매노인, 틀니, 임플란트 지원 등의 예산 증가로 나랏빚이 늘어나면 우리 후손들에게 부담을 준다는 것이 노인들은 물론 일부 젊은 층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준비 없이 맞이하는 고령층 노년 세대들을 위한 정부의 복지정책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효(孝) 개념이 희박해지고 개인주의가 팽배한 마당에 자녀들이 나이 든 부모에게 얼마나 경제적 도움을 줄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나라 노년층에 제언(提言) 한다. 나라 걱정과 자식을 위한 무조건 양보는 옳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 자식 양육과 부모 봉양, 전쟁과 가난 속에서 피와 땀으로 살아온 노인들의 공로를 정부는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와 그 정당들은 어른들에게 약속한 노인복지공약을 함께 지키라고 노인들의 이름으로 주문한다. 낙선했다고 노인복지공약을 공약(空約) 하면 미래가 없다는 것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들의 건강한 노후보다 나라 걱정과 후손들을 생각하는 노인들의 걱정을 들어주는 자랑스러운 대통령으로 칭송받기를 소망한다. 대통령은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성공하는 대통령은 스스로 만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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