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논설위원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
새날이 밝았다. 해는 떠올라 2018년을 알리고 또 한 해가 시작된다. 나라의 일에서 내 개인의 일까지 이제 과거는 지나가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시작할 때이다. 365일 여느 때나 다름이 없는 날이지만, 새해 아침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수차례 인사하면서 벌써 몇 날이 지나간다. 그래서 누군가가 세월은 유수(流水)와 같다니 말하면서, 어떤 이는 화살과도 비교한다. 그보다도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각자의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는 것이다.
100세 시대라 하고, 고령 시대라 하지만 아이들 출생 수가 1.0 이하로 떨어지면서, 우리나라는 애초 계획보다 4년이나 빠른 2022년에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되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본은 이미 28%를 넘어 모든 사회경제 흐름에 노인과 연관되는 플랜이 없으면 실패를 하게 된다. 이런 사회적, 인구학적으로 필연적인 형상이지만 이러한 사회 구조 속에서 노인들의 삶은 사회적 발전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바보가 되어 급속히 변화하는 사회문화의 틈 속에서 노인들은 함께 참여하고 따라가는 것이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겠다.
이런 가운데 노인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불편은 우선 외국어의 범람이다. 가장 가까운 주민센터에 가더라도 센터인지 센타인지 모를 외국어에서, 길가의 간판은 거의 외국어 거리를 걷는 느낌이고 신문을 보아도 도통 이해가 안 가는 외국어가 상용화되어 지면을 장식한다. 한 예로 피플 투데이, 알파고, 비트코인, 멘토링, 브랜드, 스테디셀러, 플리 바기닝, 리노베이션, 어젠다 등 아무런 설명 없이 중간 문자로 사용하니 어지간한 전문가가 아니면 다시 스마트폰을 찾아서야 알 것 같은 흐름이다.
노인들은 그보다도 실제로 스마트폰 기능을 잘 모른다. 겨우 문자 보내고 더 알면 사진 보내는 수준에서 노인들이 안다면 족하다. 요즈음 노인대학이나 복지관에서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핸드폰 강의는 인기가 있어, 조금 배운 노인들은 이제 사진에다 직접 기록을 남기고 글도 남기며 추억을 보관하면서 정말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그보다도 더 답답한 것은 나날이 급하게 발전하는 시대조류인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여 로봇이나 AI(인공지능)를 통한 실재와 가상이 통합되고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하는 시대가 오면, 노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이다. 바보같이 쳐다만 보고 있어야 하는지 새로운 수많은 데이터와 기계가 교류 융합하여 만들어지는 정보과학시대(Data Science)를 살기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참으로 난감하다.
벌써 무인 자동차가 등장하고, 드론이 물건을 운반하며, 로봇이 우리 가정에서 청소는 물론 노인들을 케어(Care)하는 수준에 이르고, 이로 인해 2020년에는 AI(인공지능)가 도입됨으로 우리 사회의 18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230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되며 장기적으로는 약 700만 개의 기존 직업이 사라지고, 대체되는 인류사상 최대의 변화의 시대가 멀지 않았다. 이는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일하고 살던 생활방식에서 근본적으로 바꾸어지는 생활의 기술혁명 시대가 빠르게 온다는 소식이다.
지금도 노인들은 아들 집 아파트를 찾기가 어렵다. 전부가 영어로 된 이름이기에 외우지도 못하고 입구 출입부터 비밀번호를 사용해야 하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차라리 대문간이 있는 시골집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어느 아파트는 이름이 자그마치 12자로 그 긴 이름을 외울 수가 없다. 노인들의 기억력은 나이에 비례하여 쇠퇴하여 짐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요즈음 치매 검사하려 보건소에 가면, 간호사가 던지는 숫자에 당황하여 오히려 내가 치매 환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을 가진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서 두뇌의 양이 감소되어 더 이상 배움에 한계가 있어 앞으로 다가오는 신문명시대에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나 자신부터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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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8-01-15 18:55: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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