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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孝)’ 문화를 생각하며

정용권 논설위원 (서울시 원로협의회 상근부회장)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효(孝)’ 문화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가 다른 선진국보다 대등한 또는 그 이상의 가치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효(孝)’ 문화 때문일 것이다. 부모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있는 힘을 다하여 섬기는 ‘효(孝)’ 문화는 가족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문화라고 생각한다. 종종 TV 프로그램에서 미국 등 서구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효(孝)’ 문화에 놀라움과 존중을 표시하는 것을 본다. 그럴 때마다 ‘효(孝)’ 문화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갑자기 ‘효(孝)’ 문화를 꺼낸 것은 노인학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이다. 언제부터인가 노인을 학대하고 심지어는 살인을 저지르는 사건을 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더욱 충격은 학대의 주범이 주로 자녀 그중에서도 아들인 경우가 매우 높다는 내용이다.

아들과 딸을 차별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 세대는 딸보다는 아들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 농사를 비롯하여 고된 노동을 통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는 남자가 필요했다. 제사를 비롯하여 가족의 경조사를 치르고 노부모를 양육하는 자녀는 주로 아들인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오랜 문화 속에서 가족과 관련된 주요 관심과 결정 그리고 책임은 아들이 딸보다 늘 우선순위가 앞섰다. 기대 속에서 그만큼 대우도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노부모를 양육하는 주 양육자인 아들이 오히려 학대 주범으로 나타난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고유의 ‘효(孝)’ 문화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듯한 참담함에 괴롭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늘 돈이 문제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시대가 바뀌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전문가들 말은 더 다양하다. 

요즘 필자는 우리나라 국민이 함께하며 공통으로 갖는 문화가 있는가? 라고 반문을 한다. 노인 세대는 노인 세대로, 자녀 세대는 자녀 세대로, 손자 세대는 손자 세대로 각자 자기만의 세대 문화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통’이라고 말은 하지만 정작 무엇으로 ‘소통’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다. 여기서 갈등이 나타나고 학대 또한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효(孝)’ 문화는 시대를 떠나 지켜지는 것이 우리나라 발전에 도움을 주는 문화라고 생각한다. 자칫 ‘효(孝)’ 문화를 오랜 권위주의를 나타내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서구 외국인들이 ‘효(孝)’ 문화에 대해 존중을 표시하는 이유는 생각해보자. 개인주의가 강하다는 그들이 높게 평가하는 것은 가족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문화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효도’는 쉬운듯하면서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있듯이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보다 깊다. 자식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너도 자식을 키워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은 이를 대변한다. ‘효(孝)’ 문화는 이러한 부모와 자녀 간의 생각 차이를 줄일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제 부모 양육 책임은 아들과 딸을 구분하지 않는다. 국가 차원에서 부모 양육의 책임을 말하는 시대이다. ‘효(孝)’ 문화를 바르게 육성하는 것은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로서 그리고 바른 가족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매우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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