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논설위원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4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80.8세보다 1.6세가 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나는 건강하다’라고 생각하는 국민 비율은 가장 낮았다. 또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5.8명으로 OECD 평균보다 2배나 높았다.
지난 12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OECD 보건통계 2018’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4세로, 일본(84.1세)이 최장수 국가이고, 스위스(83.7세), 스페인 (83.4세)에 이어 세계 4번째로 기대수명이 길어졌다. ‘본인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생각하는 15세 이상 인구비율은 한국(32.5%)과 일본(35.5%)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캐나다(88.4%)와 미국(88.0%)은 조사대상 10명 중 9명이 본인은 건강하다고 답하였다. 이는 한국인은 건강에 대한 실제적인 징후보다 심리적 걱정으로 자기 몸에 과잉 반응하여, 스스로 건강을 해치는 약이나 건강제를 많이 먹는다는 말이 증명되고 있다.
2015년 우리나라의 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68.4명으로, 멕시코(114.7명)와 터키(160.8명)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고, OECD 평균 (201.9명) 대비 33.5명이 적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실제 암 환자의 사망이 줄었고, 암 환자의 의료개입으로 수명연장이 길어지고 있는 실상이다. 이어 사망 건수의 30%를 차지하는 심혈관계질환 사망률(2015년)이 인구 10만 명당 37.1명으로, 일본(32.3명) 다음으로 낮았다.
우리나라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사망률(2015년)은 25.8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자살사망률이 높은 나라는 라트비아(18.1명), 일본(16.6명)이고, 낮은 나라는 터키(2.1명), 그리스(4.4명) 등이며, OECD 평균은 11.6명이다. 우리나라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3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적었다. 반면에 국민 1명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횟수는 연간 17회로 OECD 평균 (7.4회)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스웨덴(2.8회)보다 6배나 많았다.
이런 결과는 우리 국민은 너무나 병원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조금 감기 증세가 있으면 병원에 가고, 어른들은 더욱 병원을 순례한다. 그로 인해 집마다 약봉지는 첩첩이 쌓여 있고, 먹지 않은 약이 집마다 방치되고 심지어 아이들이 잘못 먹고 사고를 저지른다.
이번 ‘OECD 보건통계 2018’을 보면서 과연 당신의 건강은 어떠신지를 묻고 싶다. 기대수명은 선진국을 앞서고, 의료기술은 세계수준 이상의 한국 땅에서 우리가 살기는 너무나 좋아, 모두들 외국 여행을 다녀온 분들의 이구동성으로 “한국만큼 좋은 나라도 없다”고 입을 모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어 좋고, 밤거리 치안도 안전한 편이고, 음식도 세계 어느 나라 보다 빠지지 않는 다양한 건강 식단으로 한국에 사는 것이 자랑스러움은 사실이다.
필자도 정년퇴임 후에 유럽 전체를, 서에서 동으로, 북쪽 스칸디나비아 4국을 돌고, 작년에는 스페인을 거쳐 아프리카 모로코를 다녀왔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참으로 대한민국은 복 받은 나라이고, 이 땅에 사는 국민은 축복받은 민족이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시점에서 우리의 삶을 다시 점검해 보아야 한다.
우리의 생애를 4인생으로 구분하여, 30세까지는 부모의 양육을 받는 의존시대, 60세까지는 왕성한 열정으로 가정을 이루며 직장에선 열심히 사는 성숙한 시대, 이후 30년은 웰에이징(well-aging) 시대, 즉 남은 인생을 계수하며 멋지게 행복을 찾아 실행하는 시대이다. 그다음은 죽음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시대로서 우리의 신체적 정신적 리듬이 건강해야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몸이 병들고 아프면 모든 것이 쓸데없다. 그러기에 언제나 자기의 건강을 주의 깊게 챙겨야 하고 검진을 받아야 한다. 너무 방치도 하지 말고, 너무 예민도 하여 병을 만드는 오류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 마음의 문을 열고, 여유를 가지며, 남은 인생을 좀 더 보람 있게, 신나게 살아가자. 이 아름다운 강산에서 누리는 기쁨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사는 노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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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8-07-29 00:20: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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