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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복지비가 새고 있음에 혼란스럽다

김용식 논설위원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
새해가 들어서면서 우리 사회가 좀 편해지기를 고대했지만 연일 터지는 크고 작은 사회문제가 지속되어 우리 국민들에게 짜증 나는 하루하루가 지속되어 매우 피곤하다. 좀 좋은 뉴스는 없을까 기대하며 입춘(立春)을 기다려보지만 세상만사가 그리 간단하지는 않은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혼돈’의 연속이다. 좀 심한 표현인지는 모르지만 세계 7번째로 국민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를 넘었다고 정부는 발표를 하지만 우리의 살림살이는 조금도 나아짐은 없다. 
 
지난 24일부터 개봉된 레바논 여자 감독이 만든 ‘가버나움’ 영화가 현 우리 사회의 혼돈의 가치를 비교할 수 있어 심금을 울린다. ‘가버나움’은 ‘혼돈(chaos)’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성서에 나오는 지명으로 지금의 아이들은 중동전쟁의 포화 속에서 부모를 찾아 헤매고, 하루의 끼니를 위해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몸부림에 “내 부모는 왜 나를 낳았으며, 왜 돌보지 않느냐” 하는 고발영화로서 ‘칸영화제’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지금 우리 사회 노인들의 삶은 어떤가? 일전에 자꾸만 쪼들리는 살림에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50대 딸은 지하 단칸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뉴스가 있었다. 그런데 이를 취재하는 기자에게 담당 공무원은 개인 정보통신 동의서를 보내라 했는데, 아무런 통지가 없어 그들의 빈곤 상태를 몰랐다는 정말 안일한 답변을 하고 있다. 동(洞)사무소가 주민센터에서 다시 행정복지센터로 변신하면서 이제는 ‘찾아가는 복지’를 한다고 외치고 간판까지 부착한 상태로, 요즈음 노인 돌봄 지원이 확대되어 안전 지킴이, 돌봄 기초서비스를 동사무소, 복지관, 보건소 등 광범위로 현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행정방침은 어디로 갔는지? 탁상행정은 여전히 그들의 자리 지키기에 골몰하고 있다.
 
또한 서울의 74세 된 혼자 사는 할머니는 온종일 10시간 이상 길거리에서 폐지를 주워 4,000원 남짓 벌어 끼니를 해결하면서 내가 죽으면 내 시신도 돌봐 줄 사람도 없음을 알고 “그것만큼 슬픈 일이 어디 있겠어?” 하면서 2013년부터 죽음을 대비하자는 생각으로 매달 8만 원을 상조업체에 돈을 냈다. 그러나 한 통의 전화로 할머니의 바람은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가입했던 상조회사가 폐업했다는 소식과 3년간 납입한 288만 원의 보상금으로 “32만 원 받아가라”는 통보였다. 끼니를 거르고 난방비를 아껴 가며 모아온 돈이었는데, 할머니는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는지 땅을 치고 있다. 근간에 이렇게 폐업한 상조회사가 85곳이나 되면서 피해를 본 고객이 31만 명이 넘는 대상은 모두가 노인들이다.
 
한국은 노인복지 천국(?)이라 빈정대지만, 아직도 OECD 국가에선 빈곤 수준이 최하위로 노인에 대한 복지비의 허점은 없어야 하겠다. 한 예로 부산의 K 구청에서 경로당 난방비 보조금으로 7년간 270곳에 45억의 거금이 지급되었지만, 실제 사용은 일부분이고 나머지 돈은 식사비로 쓰고 아직도 남아있다니, 도대체 어떻게 관리되는지 이런 국고가 새는 돈은 이뿐 아니라 실업보험금, 건강보험료 등 추정하여 5조 원이 될 것이라 생각하니 정말 혼란스럽다.
 
일전 부산의 한 구청장이 기초연금 폭탄으로 구(區) 재정이 구멍이 나서 도와 달라는 편지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내용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금년 복지예산이 162조가 되어 우리나라 전체 예산의 35%를 넘어서면서, 국가와 지방자치제가 부담하는 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져 노인들이 많은 구에서는 기초연금을 주다가 심지어 공무원 인건비를 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되어 이 고충이 알려지면서, 재정자립도가 낮은 구는 앞으로 90%까지 조정이 되는 기초연금법 제도개선이 될 것 같다. 
 
노인을 위한 복지비 증대는 환영하지만 이미 나간 지원비에 허점이 없는지 철저한 감시로 국민들의 혼란스러움은 막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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