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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에서 벗어나자

김용식 회장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
중동의 낙타에서 발병되었다는 메르스가 대한민국을 강타하여 전쟁을 치르고 있다. 확산이유가 정부의 늦장 대응인지 병원 응급관리의 문제인지는 나중에 확실히 밝혀지겠지만 지금 이 순간에 누구를 원망하고 한탄한들 때는 이미 늦어 시급한 것은 전국적으로 전파되는 지역확산을 막고 메르스 공포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박 대통령도 이 시점 미국방문이 적절치 못함을 알고 연기한 후 병원현장과 시장을 방문하며 격려하고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호흡기 감염으로 특히 항체가 약한 노인에게 치명적인 병으로 이번 사망자 대부분이 70대로 질환을 갖고 오랫동안 병상에서 고생을 한 분들이다. 그런데 유독 한국에서 사우디 다음으로 환자가 많은 이유가 한국의 병원문화에 있다고 외신은 전하면서 환자 옆에 가족이 있어야 자식 된 도리를 다하는 관습이라 지적한다. 지금 일반 입원병원에 가보면 8명 입원실에 환자와 가족과 간병사가 번잡하게 있어 다른 환자가 오히려 쉬지를 못하고 불편을 주고 있다. 심지어 좁은 냉장고 안에 넣어둔 반찬들은 누구 것인지 모를 만큼 포개어 비위생적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간병문화가 어쩌면 메르스가 수그러지지 않고 지속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대부분 병원을 찾는 응급 환자는 병원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번같이 바이러스 전염에 의하여 찾아오는 3, 4차 감염의 우려에 대비하여 전 국민은 합심하여 국가의 방역 지시에 순응함으로 빠른 시간에 메르스를 박멸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초기 단계의 느슨한 대응으로 화를 키웠다. 당초 질병관리본부장은 TV에 나와 사망률이 3%로 감염자와의 간격이 10m면 두려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아주 경미하게 처리하다가 이 꼴이 되었다. 정부가 3년 전 메르스에 대한 학회 세미나를 했으면 사전 대책을 세웠어야지 남의 일 인양 강 건너 불구경만 했었다. 우리 비행기가 중동의 두바이를 매일 경유하고 양국 간의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출장을 다녀오곤 하는데 정부의 대책은 전연 무방비였다.
 
작년 세월호 사고를 혹독하게 당하고도 정부조직을 보강하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나? 참으로 한심한 지경이다. 국가의 존립목적은 오로지 국민의 안정된 삶을 누리도록 한다면 이건 아니다. 누굴 믿고 세금을 내며 발을 뻗고 잘 수 있겠는가? 5월 13일 이후 정부의 대처는 한 마디로 수준 이하로서 참으로 기대되는 리더십을 보여 주지 못했다. 메르스는 이미 한국 땅에 왔는데 누가 앞장서서 발로 뛰는 자가 보이지를 않았다. 서울시장이 조금 성급하게 늦은 밤에 불을 질러서니 만 분 다행으로 여·야 정치인이 움직이고 컨트롤 타워가 총리대행으로 선정되니 이미 격리대상자가 3천 명을 넘어서고서야 발동이 걸린 셈이다. 세월호 구조에서도 골든 타임을 놓쳐 아까운 생명을 한 명도 구조치 못한 치욕을 지금 그대로 답습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아침신문에 어느 가족이 메르스로 사망한 아버지를 보내는 기사에 80년을 사신 아버지를 더플백에 이중으로 감싸서 화장장으로 보낸다는 확인서에 서명하는 그 심정, 얼마나 찢어지고 아픈 마음일까? 떠나보내는 남편을 유리창 너머로 보내고 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80대 할머니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음압설비를 갖춘 병원을 지역별로 설립하여 공공의료체계를 확립하고, 예방관리를 위해서는 지역 보건사업을 넓혀 나가는 충분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또 언제 이 지구상의 변이적 바이러스가 한반도를 강타할지 아무도 모른다. 미리미리 대비하여 유비무환(有備無患)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자. 일 년에 결핵으로만 발생하는 사망자가 2천 명이나 넘는다니 메르스에 너무 공포에 억눌리지 말고 서로 격려하며 메르스 공포에서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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