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논설위원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
어제 집에 도착하니 아파트 개인 세대 공지함에 두 장의 편지 봉투가 나란히 꽂혀있어 무언가 섬뜩 걱정이 되면서 열어보니, 겉봉에 ‘반송 불요’라는 큰 글씨로 우리 구 보건소장이 보낸 ‘치매선별검사 무료로 받으세요. 만 60세 이상 구민이면 누구나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하여 반드시 검사받으시기를 바랍니다’는 아주 상세한 안내 공문이었다.
근간에 학교 앞 30킬로 속도 줄이기를 깜빡하여 벌금 딱지를 아내가 먼저 받아, 집에 돌아온 나에게 “당신은 TV도 안보나? 아니 차를 운전하면 커다랗게 학교 앞 서행이라는 글자가 안 보여 5만 원이란 벌금을 물고 다니느냐?” 하면서 “당신은 혹 치매 아니냐”는 심한 바가지에 순간적으로 어안이 벙벙하여 혹시나 오늘도 그런 벌칙 딱지가 아닌지 순간적으로 편지 봉투를 뜯으며 걱정을 하여 보았다. 그런데 치매(癡?)라는 용어 자체는 한문으로 어리석을 치(痴), 미칠 매(?)로 참으로 듣기가 고약한 말뜻으로 바보로 규정하고 말과 행동이 느리고 정신행동이 불안전하다고 해석되면서 정신 나간 사람으로 인식된다.
그래서 치매라는 용어를 어르신들에게 사용할 시는 한 번 더 생각을 하고 조심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치매 증가속도는 너무 빨라 2018년 치매를 국가책임제로 선포하고 전국 256개 보건소 아래에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하여, 치매 예방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치매 조기검진을 독려한 결과로, 지금 치매 유병률이 10%를 넘어 83만 명이 치매로 노인 10명당 1명이 치매질환으로 분류되고, 2025년에는 100만 명 치매노인으로 급증한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치매노인을 돌보는 시설이 전국에 요양원만 5,400개가 넘고, 요양병원은 1,500개가 넘어 현재 입원 치료나 요양 돌봄을 받는 치매노인은 26만 명이 넘고, 재가(在家)나 주간보호센터에서 돌봄을 받는 경증인지노인도 25만 명이나 된다. 이러한 추세이다 보니 일반 가족들도 쉽게 ‘엄마 치매 아니냐? 병원 입원해야 되겠네’라고 던지는 말투에 당사자 노인은 어찌할 바를 몰라 지금 내가 갈 때가 되었나 하고 푸념적인 넋두리를 한다.
내 주위에 가끔 보건소 통지문을 받았는데 치매 검사를 받으러 가야 하나 물음에 “자기가 결정해서 판단하세요! 근간에 자주 기억력이 약해지고 방향감각을 몰라 헤매는 때가 있든지, 아니면 자주 약속을 잊어버려 실수를 하던지, 더 나아가 물건을 잊어버린 횟수가 잦으면 치매안심센터에 꼭 가 보세요”라고 한다. 그러하지 아니하고 어쩌다 그런 상황이 있다면 건망증으로 알고 그 사실을 인지하면 안 가도 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치매안심센터에 갔다 와서 점수가 적게 나와 앞으로 치매 걸릴지 모르겠다고, 특히 숫자 뺏기에서 셈이 안 된다고 걱정하는 노인들이 많다. 계산이 느린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고 필요 없는 걱정거리 만들지 말고 이름 한 번 생각 안 난다고 약을 먹어야 하나 걱정들 마시고, 치매는 치료 약이 없다. 단지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나 길항제 정도는 있으나 그 후유증이 있어서 운동하면서 스트레스 안 받고 긍정적 사고로 건강한 정신만 유지하면 된다,
때가 가을이라 방방곡곡에 씽씽한 낙엽을 보면 참으로 아름답기도 하여 시(詩)가 저절로 튀어나와 우리를 즐겁게도 하지만, 오히려 떨어진 낙엽으로 인하여 거리를 더럽게 하고 부서진 미세먼지가 우리의 건강을 해치니 마냥 낙엽이 좋은 것은 아니다. 무수한 나뭇잎들이 수분과 양분을 흡수 못 해 우수수 떨어져 가는 낙엽을 보기도 하고, 간혹 계절에 관계없이 일찍 떨어지는 나뭇잎은 병에 의하여 그 아름다움을 잃고 마는 아쉬움이 있다.
즉 우리의 뇌도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150억 개나 되는 신경세포가 30세 이후부터 하루에 10만 개가 소실되고, 80세가 되면 18억 개, 약 10% 정도가 떨어져 소실되어 기억력이 점점 쇠약해져 치매가 오기도 하고, 아니면 요즈음 65세 미만의 나이에도 병적인 증상으로 찾아와 혈관성, 파킨슨 치매가 그 같은 종류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치매는 안 오기를 기도하지만, 아직 그 원인과 치료제를 완전히 개발 못 하고 있으니, 우리의 노후가 치매 인생으로 무너짐이 없도록 사전 예방에 모두가 노력해야 하겠다.
-
글쓴날 : [2020-12-02 23:10:46.0]
Copyrights ⓒ 대한노인신문 & daehannoi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