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Well Dying), 죽음준비를 하자
김용식 회장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
일전 아내의 친구 남편이 갑자기 잠자던 중에 운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 70을 넘긴 나이로 아무런 건강에 이상한 점이 없었고 다만 혈압약을 지속 복용하고는 있었다고 한다. 요즈음 우리 주변에 여름 탓인지 장례소식이 빈번한데 인간의 죽는 것은 신(神)의 영역인고로 어떻게 어디서 언제 죽을지를 모르는 것이 우리 인간의 한계이다.
나이 70이 넘어가면 우리 모두 죽음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하고 혹 사고로 내 정신이 혼미하여 위험 직전을 대비하여 사전의료의향서나 유언장을 미리 작성해두는 것도 삶의 슬기로운 방법이다. 이미 많이 보도되어 알고 있는 기계적 생명 연장은 환자로 하여금 엄청난 고통이 수반되고 경제적으로 부담이 커서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으로 의식이 있을 때 나의 의사를 밝히는 것으로 정말 필요한 법적 절차이다.
유언장도 마찬가지로 재산이 없다면 몰라도 작은 것이라도 부모의 유산으로 자녀들이 다투는 일이 벌어진다면 아마 고인(故人)은 인생을 잘 못 사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 또한 적정한 양식에 작성하여 2명 이상의 지인에게 밝히고 사후에 어려움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장례를 당하여 우왕좌왕하는 일 없이 미리미리 준비해 둔다면 모두가 유익할 것이다.
이런 모두를 합하여 요즈음 웰·다잉 (Well Dying)에 대한 교육이 활발하다. 필자는 10년 전부터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교재를 만들고 60세 이상 중·노년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물론 지루하지 않도록 노래와 함께 참여하는 강의로 10주 과정으로 20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중에는 호스피스병원, 정관의 하늘공원 장사시설 견학도 포함된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후회되는 삶도 정리하고 품위 있는 죽음이 무엇인지를 토론하며 내 가족에게 보내는 마지막 부모의 편지도 남긴다. 어떤 분들은 눈물을 흘리며 정말 진지하게 쓰고 발표도 한다. 유언장을 쓸 때에는 필요조건인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술증서 등을 배우며 상속에 관한 특강도 미리 듣게 하여 각 상속인이 최소한의 받을 권리인 유류분에 관하여 알게 한다. 또한, 장례절차에도 임종, 이송, 안치, 염습, 입관, 발인, 하관의 순서에 따라 매장, 화장에 대한 기본 지식과 특히 봉안당, 자연장, 수목장에 대한 장단점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우리 집 아내는 일전까지만 해도 자기는 두 번 죽는 화장은 안 하겠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근간에 몇 번 장례식에 참석하곤 하더니 이제는 ‘그래 죽으면 다 끝나는데 묘에 있다 해도 누가 온 줄 알 것이며 누가 이 바쁜 세상에 성묘를 하며 풀을 깎겠는가?’ 생각하니 화장에 동의한다고 했다. 나는 내심 걱정이 많았다. 월남 참전 유공자로 난 대전을 가야 하는데 죽어서도 갈라지면 무슨 이별일까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하면서 내색은 하지 않았다.
우리 수명이 많이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70을 못 넘기며 지병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분이 많다. 그렇게 건강을 자랑하며 온 천지를 다니던 친구도 작년 백혈병이 와서 건국대 입원실 유리창 넘어 죽어가는 모습이 선하다. 의사 아들이 두 명이 있었지만 엄마의 건강검진도 한번 체크 하지 못한 불효를 후회하는 모습을 장례식장에서 들을 수 있었다. 이제 자기 건강은 자기가 챙겨야 다 내 인생은 남이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켜야 한다.
죽음이란 거대한 숙명 앞에 돈도 명예도 권력도 다 부질 한 것이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이제 자기 고집과 아집 속에 자존감에 대한 교만을 과감히 털어 버리고 우리 모두 옷을 벗자. 그래야 진실한 자아를 발견하게 되고 비로소 참된 나를 찾아 남은 인생을 보다 더 아름답게 여유롭게 보람차게 당당하게 신나게 사는 인생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웰·다잉을 배우는 진짜 참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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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5-08-19 23:52: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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