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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미리 준비합시다

김용식 회장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
요즈음 사람들은 모두가 100세 시대를 바라보며 오래 살기를 원한다. 한때는 9988234가 유행하더니 이제는 9988231로 죽을 사(死)자가 아니고 일어나 이 좋은 세상에서 백수를 원하니 세월은 많이 좋아졌다.
 

안방의 TV는 하루 종일 건강 상식을 전해주니 대부분 노인들은 의사 못지않은 상식으로 자기 건강관리에 열을 올린다. 어느 식품이 좋다 하면 시장에선 벌써 동이 난다. 그만큼 장수에 민감하면서 자기를 가꾸는 노력에 경쟁적이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내일을 아무도 모른다. 어디서, 언제, 어떻게 인생의 마침표를 찍을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 정답이다. 영웅호걸 진시황제도 그의 생명을 연장해 보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고 우리나라 남해까지 와서 약초를 구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그도 가고 천하를 호령하던 칭기즈칸도, 알렉산더 대왕도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왜냐하면, 흙으로 지음 받은 인간은 결국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영원한 진리이기에 인간이 애를 쓴다고 수명을 연장시키지는 못 한다. 그래서 옛 성인들도 인명은 재천(人命之在天)이라 하늘만이 아는 것이라 하지를 않았던가?
 

그런 연유인지 모르지만 요즈음 죽음에 대한 연구와 교육에 점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필자도 10년 전부터 N복지관장을 하고 있을 때 주위에 나이가 많은 어르신이 많아 앞으로 무의미한 죽음에서 좀 더 보람 있는 남은 노후의 삶을 위하고 갑자기 닥쳐올 죽음에 대하여 미리 준비하고 공부하는 아름다운 만남, 나눔, 이별을 표제로 ‘죽음준비학교’를 개강하였다.

교재를 만들고 이미 이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유경선생의 지도를 받고 12주 과정의 프로그램으로 편성하여 나의 인생 그래프 그리기, 상속과 유언장 쓰기, 의료사전 의향서 작성, 장사(葬事)에 대한 법적 이해와 호스피스 현장실습 등 다양한 내용으로 실시하여 좋은 반응을 받았다. 고령화 시대에 맞는 다양한 정서적 심리적 교육과정은 여생을 좀 더 의미 있게 살 수 있도록 학습하는 교육으로 품위 있는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인식개선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기여 하였다.
 

이는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웰·다잉(Well Dying)은 웰빙(Well Being) 못지않은 최근의 화두로서 품위 있게 생을 마감하는 일은 죽는 사람이 자아의 존중감을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고 남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 땅에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언젠가는 죽음의 그림자가 온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하루하루의 삶은 이기적이고 평생을 살 것 같이 욕심의 그늘에서 헤어나지를 못해 끝까지 미움과 저주 속에 삶의 참된 의미를 잊으며 허망한 이 세상을 마무리함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존재가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지 깨닫는 것이 소중한 것으로 김재진 시인의 에세이집에서 ‘정말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일까? 마음 졸이지도 슬퍼하지도 아니하고 사랑하는 날이 얼마나 될까?’ 그래서 남은 날들 속에 미, 사, 고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라는 말을 남기고 죽음의 이별을 한다면 그 삶은 너무나 행복한 마무리가 될 것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도 죽음, 그리고 아름답고 존엄한 나의 삶을 주제로 웰·다잉 교육을 시작하였고 또한 한국싸나토로지(thanatology)협회에서도 국제표준교육체계를 기준으로 고려대, 부경대, 부산대 평생교육원에서 죽음교육 전문가 과정이 개설되어 있어 학교나 국가공공기관에서 웰·다잉 교육이 시작한 만큼 우리 사회도 죽음준비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 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죽음 그 자체는 슬픈 것이고 두려운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가 한번은 가야만 하는 인생의 마지막 길이므로 자기의 살아온 삶을 의미 있게 돌아봄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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