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용 식 논설위원(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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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논설위원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 |
‘당신은 지금 행복하십니까?’라고 물으신다면 단번에 돌아오는 반응은 ‘당신 머리가 좀 이상하지 않나…’라고 역(逆)으로 질문할 것 같은 요즈음 세월이다. 2년 반 넘게 코로나로 인하여 우리 몸은 지칠 대로 지친 상태라 누가 시비를 걸며 바로 싸울 것 같은 심정에 ‘행복 하느냐’고 묻는 그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하여 우리의 일터가 무너지고 우리의 삶이 위축되어, 하루의 삶이 마지못해 살아온 지난 세월에, 그래도 5월의 푸른 신록과 함께 모든 생활이 정상화로 돌아와서 긴 숨을 쉬어본다.
코로나로 인하여 헌신적 희생으로 방역 일선에서 수고한 의료진과 특히 요양원에서 자기의 가족도 돌보지 못하면서 감염된 어르신을 돌보느라 애쓰신 요양보호사 50여만 명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동안 면회 시 유리창 너머로 흔드는 손길에 눈물 흘리시는 부모님을 마지막 한 번 손도 잡아보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보낸 유가족들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이제는 더 이상 이런 고통스러운 이별의 날은 없어야 할 것 같다.
자영업자들은 다시 문을 열어 그동안 적자로 살아온 빚을 갚아야 하고,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는 다시 일터로 나서야 하는 용기를 가져, 우리 사회의 새로운 동력을 일으켜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것이 우리 모두의 희망이 아니겠는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픈 날은 참고 견디면 기쁜 날이 오고야 말리니’ 푸시킨의 명언을 기억하며, 지난 시간들의 아픔을 잊어버리고 참으며 우리는 달려왔다. 지금부터 모두들 행복해질 거야… 웃으며 희망을 안고 아름다운 봄날의 푸르름을 만끽하러 아카시아 향내를 맡으러 들로 나아가자. 하늘은 용기를 가지고 달려가는 자에게 길을 열어주실 줄 믿으며 행복의 파랑새를 가까운 곳에서 찾는 지혜를 공부하자.
그런데, 우리나라는 세계 역사상 유례없이 성장을 거듭하여 6·25사변 이후 국민소득 67불의 가장 빈곤의 나라가, 지난해 3만 5천 불이 되는 세계 7대 국가로 도약 성장하는 기적을 이루고 있지만, 왜 국민의 행복지수는 149개 국가 중에서 62위로 떨어져 있는지 모를 일이다. 한국 국민의 열 사람에게 ‘당신이 행복하신가요’라고 묻는다면 세 사람 정도는 긍정적으로 답하지만 나머지 일곱 명은 ‘무엇으로 행복할 수 있나요?’라고 반문하며, 그 이유를 우선 주택값 폭등에서 나는 언제 집을 가질 수 있나 허탈감에, 물가 폭등에 내 수입의 열악함에 불평적인 소외감, 일자리 잃은 자신의 무력감에 힘이 빠지고, 사회의 가진 자의 불공정과 횡포의 박탈감 등이 쌓여서 스스로의 행복감을 상실하고 있음을 본다.
이번 행복지수 통계는 유엔 산하 SDSN에서 2022년 ‘세계행복보고서’ 발표내용으로 북유럽 핀란드가 1위로,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네덜란드 순이고, 핀란드는 우리나라보다 크기는 3배, 인구는 550만 명으로, 국토의 70%가 숲으로 18개의 병풍 호수가 펼쳐있는 자연환경이 우리를 설레게 하는 아름다운 나라이다. 겨울에는 영하 20∼30도의 추위와 눈으로 한겨울을 보내는 악천후가 지속되는 나라지만 복지수준은 세계 최고로 대학까지 무료로 지원된다. 그 대신 국민 조세 부담률은 42.4%로 높지만, 국민들은 사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믿음을 갖고 정부를 신뢰하며 갈등의 사회에서 우선 타협문화가 앞서고 있다. 이런 핀란드가 자살률이 10만 명 기준 OECD 평균 11.4보다 높은 15.3으로, 단조로운 문화와 긴 겨울 속에 살면서 사회적 교류가 없는 가운데 발생하는 행복의 모순성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진실은 인간에게 영원한 만족된 행복은 오지 않고 욕심으로 인한 죽음을 낳는 인생의 마침표로 달려가니, 지금 이 순간 아침 창가에 밀려오는 맑은 공기며 아파트 뜰에 핀 영산홍꽃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내가 건강하게 살아 숨을 쉼이 가장 나에게 귀중하고 행복한 시간임을 알아야 한다. 법정 스님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좋은 친구를 만나는 사람이라고 하였고, 솔로몬 왕은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면서 사랑이 행복의 원천임을 말하니, 오늘도 우리 모두 자신이 행복함을 아는 지혜로운 자가 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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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22-06-13 1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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