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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옛 선비에게 배우다

김 미 정 (서울남부보훈지청 보훈과)
계란유골(鷄卵有骨)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청백리인 황희정승의 일화에서 유래된 사자성어이다. 지금 그 뜻은 ‘달걀에도 뼈가 있다는 뜻으로, 운이 없는 사람은 기회를 맞이해도 일이 제대로 성사되기 힘들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그 유래를 보면 황희정승의 청렴함을 엿볼 수 있다.
 
그 일화를 보면, 황희정승은 초가집에 살고 있어 비가 오는 날이면 비가 새서 방안에서도 우산을 받쳐 생활했을 만큼 가난하였다고 한다. 하루는 그러한 황희정승을 안타깝게 여긴 세종대왕이 측근을 시켜 남대문에 세워 지키게 하며 출입자의 하루 성문 통과 세를 모두 거두어 황희에게 가져다주라고 했다. 그러나 마침 그날은 하루 종일 큰 비가 내려 성문을 출입한 사람이 없었고, 어둑해서야 겨우 달걀 꾸러미를 출입세로 받아 이것을 황희정승 댁에 가져다주었으나, 그 달걀이 모두 곪아 못 먹게 되었다는 일화이다. 이는 평소 황희정승의 청렴함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이며, 어쩌면 하늘도 황희정승의 청렴함을 알아보고 그 청렴함을 지키고자 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그리고 하나의 일화를 더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 관료로 활약했으며, 회귤유친(懷橘遺親) 또는 육적회귤(陸績懷橘)의 주인공인 육적(陸績)의 설화를 보고자 한다.
 
육적은 동오(東吳)의 울림지역의 태수(太守-일종의 지방관)를 지내며 매우 청렴한 생활을 해 백성들의 존경을 받았다. 얼마나 청렴했으면 태수 임기가 끝나서 고향으로 돌아갈 때 짐이 가벼운 단봇짐 하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배는 어느 정도의 무게가 있어야 요동치지 않는다며 가벼운 짐에 대하여 뱃사공이 걱정하자, 육적은 주변에 있는 바위를 배에 실어 무게추로 삼고 배를 띄워 돌아갔다고 한다. 고향으로 온 육적은 그 바위를 자기 집 앞에 두어 재물이 아닌 그 바위를 가보로 삼았다고 하는 설화가 전해진다.
 
이러한 청렴한 옛 관리들의 일화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척이나 큰 것 같다. 고도의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하여 높은 정신의 가치보다는 물질을 우선시하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짓도 거리낌 없이 자행되고 있는 오늘날, 이러한 일화는 고고한 정신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그리고 정승의 반열에 올랐거나 태수의 지위에 있었던 사람이 자신의 한 몸을 겨우 꾸려나갈 만큼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었다는 일화는 과연 청렴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어느덧 우리나라도 선진국을 바라 볼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해 있다. 우리나라가 속히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공직자들의 청렴결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국가를 운영하는 공무원들이 사욕을 버리고 공정하고 규정을 준수하며 업무처리를 한다면 국가는 흔들림 없이 선진국이라는 목적지로 빠르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공직자들뿐만 아니라 사회의 전 구성원들이 다음의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씀을 깊이 새겨 각자의 업무에 임했으면 한다.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은 외침(外侵)이 아니라 공직자의 부정부패에 의한 민심(民心)의 이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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