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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고독사(孤獨死) 죽음을 어찌하오리까?

김용식 논설위원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
김용식 논설위원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
근간에 부산 영락공원 화장장에서 마지막 인생이 불태워져 흙으로 돌아가는 화로 입구에서 20초 짧은 기도 부탁에, 고인이 가신 삶이 험악한 세월을 보냈지만 부디 영원한 천국에서 평안을 누리라고 말을 맺었다. 

아침 출근하는 큰딸이 아버지에게 출근 인사를 해도 아무런 대답이 없어 방문을 여니 69세 된 아버지는 마지막 선택을 하신 것이다. 10여 년 동안 변변한 일자리가 없어 매일 공사판으로 구걸하는 하루로 힘을 잃고, 그로 인해 몸도 쇠약하면서 우울증세가 찾아와 방에서 하루 종일 멍하니 보내시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아직도 시집도 가지 못하고 발버둥 치는 자식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시려고 아마 결정하신 것’이라 울먹이며 딸은 말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팬데믹 기간이 길어지고 경기의 불황 속에 서민들이 생활은 더욱 핍박해지면서 찾아오는 삶의 어려움은 자신의 삶을 포기하며, 더욱 가장의 책임을 견디다 못해 극단의 순간을 죽음으로 맞이한다. 100세 시대를 구가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우리 이웃들의 아픔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며, 과연 행복한 삶은 무엇일까? 라는 명제를 안겨준다. 

9988234를 노래하며 혼자 건강하게 풍요롭게 오래 사는 삶이 과연 잘 사는 삶일까? 새해를 또 맞으며 우리 모두에게 이런 숙제를 남겨주고 싶다.
 
평생 일만 하다가 가족과 유대감도 쌓지 못하고, 60대 정년을 맞아 자식은 자기 길로 떠나고 부부만 단출한 식구에서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처음은 노후설계를 아름답게 해보지만, 차츰 서로 부담되는 존재로 느껴지고, 경제적 자유로움이 점차 줄어들면서 건강도 나빠지는 노후는 고독이라는 전차가 빨리 다가오는 것이다. 질병과 가난이 여기서 겹쳐지고 이혼이라는 이별의 아픔이나, 아니면 의지하는 한쪽이 먼저 별세하는 순간 고독은 물밀듯이 찾아와 단절된 관계에서 점차 자살, 병사(病死) 등으로 혼자서 임종을 맞게 되는 것이 고독사이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미 영국에서는 극단적인 고립상태가 증가되는 현상에서, 2018년 영국 정부는 고독부(Ministry for Loneliness)를 신설하여 900만 명 이상이 고독을 느끼고, 600만 명은 자신의 고독을 감추려는 경향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이웃 나라 일본도 연간 고독사가 3만 건이 넘게 발생되고 있어, 일본 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약되어, 고독·고립장관을 두어 정부가 적극 개입하는 정책으로 전환하는 실정이다. 일본은 노인인구가 29%를 넘어서고 초고령사회가 지속되면서 고독사로 삶을 마감하는 이들의 유품 등 불용품 정리와 청소를 전담하는 ‘안심 넷’ 회사 같은 넥스트 사업이 번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2월에 우리나라도 보건복지부에서 고독사 첫 실태조사를 발표하였다. 가족 친구와 단절된 채 혼자 지내다 세상을 떠나 늦게 발견된 ‘고독사’가 2021년 3,378건으로 특히 50대, 60대 중년층이 전체 고독사 사망자의 10명 중 6명에 달했다. 국내 사망자 수가 31만 7,680명으로 이중 고독사가 3,378건으로 100명 중 1명이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2017년 2,412건에서 연평균 8.8%가 증가하고 있어, 고령 사회가 진전되면서 우리 사회의 1인 가구가 급속히 증가하여, 지금 716만 6,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3.4% 비중 차지로 고독사의 제1의 원인이 되고, 남성 고독사가 2,817명으로 여성 529명의 5.3배이다. 이는 50, 60대 남성이 가부장적 사회구조 속에서 가장(家長) 역할에만 충실하던 세대로, 전통적 가장의 역할인 경제력을 상실하면 쉽게 좌절하고 고립되는 원인으로 해석된다.
 
지역별로 보면 인구 10만 명당 부산이 9.8로, 대전 8.8, 충남 8.3, 광주 7.7명으로 부산이 제일 높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촘촘한 복지를 소리 높여 외쳐보지만, 현장의 맞춤형 복지 시스템 운영의 현실은 그리 넉넉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IMF로 돌아간다는 불투명한 미래 전망에 2025년이 되면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어 노인의 빈곤 대책은 여·야 싸움으로 공적연금 개혁은 뒷전에 밀리고, 일자리를 잃은 노인들의 고독사는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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