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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어느 노(老)부부의 동행 이야기

김용식 논설위원(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
김용식 논설위원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
한 해가 저무는 마지막 달이 다가오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정치적 이슈만 난무하고 국민을 위한 민생의 소리는 멀어져 간다. 심각한 인구문제로 인한 초고령 사회가 발등의 불이 되어,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게 지출되어야 하는 시점이 1년 뒤에 온다.
 
일본이 36년 걸리던 기간이 대한민국은 불과 25년에 찾아와 급속히 늙어가는 초고령 사회에 대한 ‘노인복지정책 토론회’가 지난달 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노인관련법 제도의 개선 방향을 논하는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의 자리로, 특히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주제 발표를 하여, 향후 전개될 노인관련법 제도의 개혁 추진에, 토론자 발언으로 참여하여 노인 세대들의 평생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향후 노인관련법에 입법 추가 삽입을 강력하게 제언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는 2025년이면 전체인구 중 노인인구가 20.3%에 달하여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1천만 명을 넘어서는 거대규모의 인구집단이 된다. 실제로 전체인구 중 최대 규모(713만 명)를 자랑하는 제1차 베이비부머(만 68-60세)가 2020년부터 매년 노인인구로 새롭게 편입되면서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노인집단의 특성이 변화되고 있다.
 
이들은 학력 수준이 높아졌고, 시민의식과 인권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부동산 등 실물자산과 금융자산을 상당 부분 보유하며, 다양한 취미생활과 소비활동에도 관심이 높아 새로운 노인복지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처럼 건강한 노인의 수와 비율이 모두 증가하면서 일상적인 활동에 어려움이 없는 활동적인 노인들이 경제활동과 여가 문화 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최대한 건강한 상태로 삶의 질을 유지하는 건강한 고령화(healthy aging)를 위한 정책 방향의 전환이 시급히 요구되는 현실이다. 그러나 급속히 발전하는 디지털 정보화 수준의 격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나이가 들면서 젊은 세대와 거리는 점차 멀어짐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초고령 사회가 되면서 찾아오는 4고(苦) 중에서 빈곤, 질병, 고독, 무위(無爲) 즉 역할상실로 나이 들어 건강하지 못하고 혼자 사는 삶이 계속된다면, 누구라도 빨리 갔으면 하는 심정이지만 우리의 명(命)은 하늘에 있기에, 어쩌면 100세까지 산다면 아픔과 고독 가운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생이다. 그러니 자기건강 관리를 잘하여 9988234를 외치면서 마지막 가는 길이 외롭지 않고 누군가 동행하면서 살기를 모두가 원하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해 봄부터 파크골프 운동을 시작하여, 여가 활용과 건강관리를 위해 주 3회 대저, 화명 파크골프장을 찾는다. 고(故) 송해 선생님이 전국노래자랑 프로에서 자주 말씀하시던 BMW(bus, metro, walk)를 타고 하루 만 2천 보를 걷는다. 일전에 함께 운동하는 동행 부부의 아름다운 사연이 너무 감동적이라 잊지 못하는데, 공을 치기 전 남편(75세) 되시는 분이 칠공을 티샷에 올리면 아내가 불편한 동작으로 공을 때린다. 처음에는 좀 이상한 스윙을 한다고 의아해했는데, 라운딩하면서 아내(70세)분이 먼저 자기 오른손이 ‘의수(義手)이다’고 실토한다.
 
30년 전에 교통사고로 오른 손목이 절단되어 그로 인하여 의기소침하고, 우울증세가 심하고, 대인기피증이 심하면서 극단적 선택까지 한 적도 있지만, 남편의 적극적인 사랑과 배려로 파크골프를 알게 되고, 함께 동행(同行)하면서 서서히 운동 매력에 빠져 주 3회 남편과 운동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남편의 동행이 절망에서 새로운 희망으로 변화되는 노년의 삶을 살고 있다고, 자랑삼아 말하는 그녀의 눈동자에서 진정한 행복을 볼 수 있었다.
 
요즈음 우리 사회는 이혼가정이 연 1만 2천 명, 30년 이상을 함께 살아온 황혼이혼이 3만 8천 명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결혼식장의 주례사는 신혼부부를 위해 백년해로(百年偕老)하라고 하지만, 개인의 생활이 더 존중되면서 경제적 이유보다 성격이 안 맞아 헤어지는 부부가 첫째이니, 죽음까지 동행의 길이 순탄하지가 않다. 한 치 앞을 알지 못하는 위급 상황에서 그래도 동행하는 악처가 낳고, 원수 같은 남편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 되는 노년의 삶이기에, 파크골프장에서 만난 아름다운 동행 부부의 삶이 우리에게 감동이 되어, 우리의 소풍이 끝날 때까지 미우나 고우나 함께 가는 마지막 삶이 되도록, 서로가 양보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노년의 삶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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