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회장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
김용식 회장 [부산시 노인복지단체연합회]
요즈음 복지관에 가 보면 노인들이 매우 활발하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자신의 남은 날을 더 즐겁게 살려고 노력한다. 통상적인 노래교실 수준에서 떠나 좀 더 나은 웰·에이징의 삶을 위해 컴퓨터 교실, 영어교실, 사군자교실, 에어로빅 등 많은 전문적인 프로그램에 심취되어 연말이면 동아리끼리 발표회를 갖고 친목을 도모하며 활동 무대를 넓혀 나간다. 참으로 보기가 좋고 바쁘게 살아가는 건강한 노인들이 많음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노인들이 있는가 하면은 노인의 절반은 지속적인 건강문제로 참여하지 못하고 약으로 하루를 무료하게 집에서 보내는 어려운 노인들이 많고 그중 절반은 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기다리며 아무런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인생을 생로병사(生老病死) 즉 나이가 들며 병이 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70대 노인들 중 반 이상은 각기 지병을 하나 이상 갖고 있다. 연말 동창모임에 갔는데 모두 관절이 안 좋고, 암으로 투병하는 불참 소식에 100세 시대라 하지만 70대도 먼저 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인생의 마지막은 순서가 없는 진리를 깨닫는다.
노인들이 소원하는 것이 있다면 이구동성으로 죽을 때 아프지 않고 특히 치매 같은 질병으로 고생하는 삶이 안 되도록 염원해 보지만 신(神)만이 아는 이 진리를 인간은 알 수가 없다. 가끔 TV 방송에서 치매 환자가 자기 부인을 몰라보는 장면을 보노라면 나는 늙어 병약한 모습을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지는 않지만 어디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우리의 기도 제목이 나를 잠자다가 불려가는 복을 달라고 기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반가운 소식은 국회가 연명의료중단을 법 제정하기로 지난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2018년경 시행이 되겠지만, 이 법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필요성을 제기하였고 특히 2008년 2월 폐암으로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이던 김 某 할머니(76세)가 뇌 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에서 가족들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품위 있게 죽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병원 측에 요청했지만 거부하여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 2009년 5월 대법원은 존엄사(尊嚴死)에 대한 최종판결을 내려 인공호흡기를 제거하였다. 할머니는 그 상태로 생명을 유지하다가 201일 만에 사망하여 의식 불명 후 692일만 이었다.
이 법의 정식 명칭은 ‘호스피스 완화의료 이용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치료중단법)’이다. 이 법의 대상은 임종환자로서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해도 회복이 안 되며 사망이 임박한 환자로 질병이 무엇이든지 상관없다. 중단 행위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이고, 통증 완화 치료, 영양, 물, 산소 공급은 중단해서는 안 된다.
연명의료중단 조건은 첫째로 환자의 의사(意思)확인방법인데, 환자가 의식이 있을 때 연명의료계획서, 사전 연명의료의향서를 환자 가족의 기술로 가능하며, 둘째는 환자가 의식이 없을 때는 환자가족이 환자가 연명의료를 원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의사 2명이 확인 또는 환자의 뜻을 모를 경우는 가족 전원의 합의와 의사 2명의 확인이 필요하다. 셋째는 가족이나 대리인이 없으면 병원 윤리위원회가 결정하면 된다. 환자가 미성년이면 법정 대리인(친권자)이 결정한다.
연명의료중단은 요건이 확인되면 담당의사는 즉시 이행해야 한다. 그래도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앞으로 인력, 장비의 요건을 충족하면 요양병원이나 한의원에서도 가능해진다. 이 법이 시행되면 필요 없이 치료비가 낭비되는 비효율적이고 인간이 존엄한 가치를 상실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에 우리 모두 사전에 연명의료계획서를 등록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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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5-12-22 22:18: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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