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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년 삶의 지혜 `친구 관계론'

김만석 논설위원(철학박사/동양예술)
김만석 논설위원
정동예술단·아트센터 이사장
우리 젊은 시절에는 친구 관계에 인생의 큰 의미를 부여하였다. 쉬는 날에는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고, 친구가 없었다면 삶이 텅 비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친구와 멀어지게 된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고 가족을 위해 바빠지다 보면, 친한 친구라도 연락이 귀찮고 만나도 즐겁지 않게 된다. 또한 어릴 때 친했던 친구도 나이가 들어서 만나면 불편하고 어색하고 지루하다고 느껴진다. 

그러다 보면 친구와 관계가 점점 사라지고 결국 끊어지게 된다. 그래서 주변에 친구가 없어지고 가족이나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러나 이것은 나이가 들면서 당연히 일어나는 일이다.
 
더욱이 시간이 지나면 주변 사람들이 없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법이다. 따라서 친구가 없어지는 것은 자연의 순리로서 자신을 탓할 필요는 없다.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면 주변 지인들이 점점 줄어드는데, 이것은 친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친구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가정이 있으면 배우자와 자녀로도 충분한 삶을 누릴 수 있다.
 
노년일수록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으면 친구를 만나는 것보다 가족이나 자신과의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이 좋을 수 있다. 나이가 들어 친구를 만나면 자식이나 돈과 뒷담화 등 듣고 싶지 않은 얘기를 듣게 된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나면 친구와 헤어질 때 기분이 나쁘고 시간을 낭비한 것 같다.
 
나이가 들어 주변을 살펴보면 지인들 중에는 배려하고 존중하는 친구보다는 욕심이 많거나 질투하거나 잘난 척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아이가 된다고 한다. 우리가 노년이 되어 노인정에 가게 되면 모여든 노인들이 서로의 자랑과 싸움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 친구를 만나느니 차라리 혼자 즐길 수 있는 것을 찾는다. 노년이 되어 친구와 멀어져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한다. 
 
어릴 때는 친구가 보물이었지만 나이가 들면 가족이 보물이 된다. 진정한 친구가 있어도 친구는 가족처럼 나를 생각해 주지 않는다. 친구와 가족은 역할이 다른 것은 친구는 결코 가족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년이 되어도 가정이 있으면 친구들과의 의리보다 가족과의 시간을 우선시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그렇다고 친구를 모두 버리라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도 친구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가끔 친구와 술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삶의 질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이런 친구는 여러 명보다는 한두 명만 있어도 내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 주는 친구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몇 명 안 되는 친구로서 그냥 마음이 편하고 즐거운 친구들과만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그러나 듣기 싫은 말을 하거나 만나면 불편한 친구들을 멀리하고 나와 잘 맞는 친구와만 친해진 것이 좋을 수 있다. 
 
우리가 나이 들어 친했던 친구와 멀어진 이유 중 하나는 가치관의 차이다. 나이가 들면 각자의 가치관이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치관이 다른 친구들과는 점점 멀어져가면 나와 잘 맞는 사람이 없다고 느낀다. 그래서 친구를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게 된다. 
 
사람은 무엇보다 나이가 들면 성격을 고치기 힘들고 말이 많아지는 데 오랜 시간 함께한 가치관이 부딪히면 상대의 주장이 과하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데 친구의 말을 들으면 속이 답답하다. 이런 만남을 자주 하면 만남이나 모임이 즐겁지 않다. 결국 혼자 있는 것이 편안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친구로 지낸 기간보다 가치관이 잘 맞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오래된 친구라도 가치관이 다르면 의미가 없고 새로운 친구라도 가치관이 비슷하면 깊은 관계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알게 된 기간보다는 가치관이 비슷하고 대화가 잘 통하는지 중요하다. 그러면 나이가 들어서 사귀는 사람이 더 잘 맞을 수 있다.
 
누구나 나이가 들게 되면 자신만의 가치관이 생긴다. 누구의 가치관이 옳고 그른 것은 없다. 그저 다른 것일 뿐이고 다르면 멀어지는 것도 자연스럽다. 그래서 서로 멀어지는 인연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또한 사람의 성격 차이 때문에 성숙도에 따라 멀어질 수 있다. 나는 성장했는데 친구는 미성숙하게 행동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특히 나이가 들어도 남을 험담하는 것을 보면 친구가 싫어진 경우가 있다. 

또한 자기가 불행하다고 남도 불행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을 보면 친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런 사람을 보면 관계를 끊는 것이 좋다. 우리네 인생 노년의 진정한 삶의 지혜는 오히려 친구 없이 혼자만의 삶이 의미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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