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병 준 [영남본부장]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내 학자들에게 연구용으로 배포한 2013년 한국인 100만 명의 생로병사를 담은 데이터는 우리나라 전체인구를 반영하는 빅데이터이다.
박유성 교수팀이 이 자료를 토대로 2003년생 신생아와 2010년생 신생아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을 분석한 결과 기대수명이 3년 늘어나는 동안 만성 질병을 앓는 기간은 7∼8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병에 일찍 걸리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전체 수명은 늘었지만 건강수명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미국 워싱턴대 건강지표평가연구소(IHME)가 1990∼2010년 각국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수명보다 더 빨리 앓는 기간이 늘어나는 현상은 다른 선진국에서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인은 ‘한평생 앓는 기간’이 늘어나는 속도가 일본의 두 배였다. 이는 한국사회는 복지가 약한 대신 과거엔 가족관계가 굳건했는데 이젠 그렇지가 못하다. 최근 자식들의 부모 부양문제도 크게 변했다.
통계청 조사결과 ‘부모 노후는 부모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응답한 자녀는 계속 늘었고(2008년 11.9%→2012년 12.7%),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고 응답한 자녀는 점차 줄었다(40.7%→36.0%). 또 혼자 사는 노인이 계속 늘고 있다. 외국의 경우도 혼자 생활하는 노인이 우리보다 많다.
OECD와 유엔의 자료를 보면 영국, 미국, 독일은 65세 이상 노인 세 명 중 한 명이 혼자 산다(영국 34.3%, 미국 28.0%, 독일 32.8%). 한국은 이 수치가 노인 다섯 명 중 한 명꼴이다(19.6%).
하지만 유럽은 복지제도가 뒷받침되고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노인들이 혼자 살아가는 걸 당연히 여기지만, 우리와는 반대다. 한국 노인은 혼자 사는 걸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고 받쳐주는 복지제도도 적다.
의료비도 외국과 같이 똑같이 병이 났을 때 나라에 기대지 않고 자기 돈으로 해결하는 의료비가 훨씬 많다.
예를 들어 전체 의료비가 100원 나왔을 때 미국은 12원, 일본은 14원, 한국은 35원을 내야 한다. 자기 돈을 많이 내는 순서도 OECD 국가 중 3위이다. 국민 모두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건 장점이지만 보장수준은 선진국에 못 미치는 것이다.
이유는 빠른 속도로 복지제도가 확충되어 왔지만 고령화 속도가 복지보다 더 빨랐다는 사실과 복지를 무조건 늘렸다간 다음 세대에 ‘세금 폭탄’을 안기는 결과라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에서 정부도 고심하는 실정이다.
선진국은 사회보장제도가 체계적으로 잘 갖춰져 있고 교육문제도 의무적 교육이 아닌 자유롭게 유아기 때부터 특성을 파악하고 개발하여 고학년 때는 특기대로 기술직과 전문분야를 찾아서 키워주기 때문에 부모가 자녀들 취향대로 뒤만 받쳐주면 어릴 때부터 자립하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기술직은 전문분야로 차별화하고 굳이 학벌과 간판으로 따지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고졸학력으로도 자유분방하게 사회활동을 하면서 행복을 누리며 각자 나름대로 즐거운 삶을 영위하며 결혼문제도 본인이 해결하는 적극적 사고방식이 한국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주입식 교육으로 대학은 무조건 졸업해야 하는 등, 사회보장도 빈약한 데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독립심을 키워주기는커녕 과잉보호로 인해 캥거루족처럼 부모의 슬하를 벗어날 자립심이 없다고 해야 하나… 개념 없이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보면 한심스럽다. 결혼해야 할 적령기가 되면 부모가 전·답을 팔아서라도 결혼비용과 생활 보금자리까지 마련해 주다 보니 노인들의 노후엔 빈털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일단 성년이 되기까지 공부만 시켜주고 자립하도록 내 던져 놓고 관찰도 해 보아야 할 텐데 자나 깨나 자식 걱정에 의한 스트레스로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곤란한 협심증 등 만성 질환들이 없다면 오히려 비정상이 아닐까?
백세시대에 살면서 수명은 늘었는데 건강은 좋지 못하고 대가족이 핵가족으로 갈라지고 모아둔 돈은 바닥인데 여생은 아직 길어지니 ‘노인이 겪는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나이 들면 앞으로 겪어야 할 큰 과제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고 했다. 이는 병이 들어 약으로 고치기 이전에 평소 건강할 때 식이요법을 통해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컨트롤 해야 한다. 약은 아플 때 치료제이지 과다복용하면 체내에 중금속이 쌓여 건강을 더 해칠 수 있다.
65세 이상 노인들 10명 중 7명은 만성질환으로 인해 약물 과다복용으로 건강보험 수가상승은 물론 개개인의 건강을 더욱 해치고 있는 실정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 사회도 하루빨리 건강한 노인들의 삶을 영위하도록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자연요법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나트륨양을 줄이고 동물성 지방이 적은 음식과 채소, 생선류를 골고루 섭취하여 혈압을 조절하며, 식사 후에는 무조건 집 밖으로 나와 맑은 공기를 마시며 30분간 쾌속 경보를 함으로써 기초대사량을 소모하여 체내의 지방을 연소시키고 혈행 개선을 할 수 있는 유산소운동으로 돈 안 들이고 백 세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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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6-02-04 19:3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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