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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 서울남부보훈지청 복지팀장
2010년 3월 26일. 우리 국민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우리 해군의 초계함이 침몰했다는 내용이었다. 6.25 이후 잦은 충돌과 사건이 있어왔지만 경제적, 사회적 번영 속에서 무감해진 탓인지 천안함의 침몰 사건은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리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우리는 또 다른 혼란에 빠지게 된다.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두고 각각의 주장이 대립하면서 혹자는 ‘국론분열’이라는 말까지 쓰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단순한 침몰사고라고만 생각했고, 그저 비극이라는 것 외에는 큰 이슈 없이 수습될 거라고 예상했던 국민들은 또다시 당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수많은 주장과 반론이 이어지고 심지어 법원의 판단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이러한 논란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 비단 나만은 아닐 것이다. 주장과 반론이 이어지고 그에 대한 또 다른 반론이 등장하면서 우리는 주장이나 추정보다 더 중요한 사실, 우리의 꽃다운 장병 46명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잊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논란이 이어지면서 천안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폭침’이나 ‘좌초’냐 등의 주장이 중심으로 떠오르며 정작 우리 장병들의 희생에 대한 애도나 슬픔은 뒤로 밀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사건의 원인에 대한 주장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 결과로 나라를 위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던 젊은 장병 46명과 그들을 구하기 위해 애쓴 10명의 목숨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그 안타까운 목숨들을 떠나보낸 유가족에게 3월 26일이 주는 의미는 감히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천안함 피격 사건 5주기.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벌써 우리 기억 속에 잊혀져 가고 있는지 모를 이 비극을 다시 한 번 상기하고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망각은 역사 앞에서 우리가 범할 수 있는 가장 큰 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