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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동네 오웅진 신부의 40돌 이웃사랑

김용식 회장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

요즈음 우리는 살기가 어렵다고 짜증 내며 내일이 희망 없다고 비판적인 말만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의 어려운 노인, 장애인, 어린이를 위한 보금자리가 있는 충북 음성군 ‘꽃동네’를 찾아 하루 자원봉사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음성군 금천리 3만여 평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사회복지시설인 ‘꽃동네’ 안에서 2,000여 명의 생활자가 평안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은 1976년 오웅진 신부가 최기동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시작되었다.
 

그 당시 오 신부님은 가톨릭 신학교를 졸업하고 첫 부임지인 금천성당에서 주일 강론을 마치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는 가운데 금천다리 밑에서 18명의 장애인, 아이들과 함께 동네에서 동냥하여 온 깡통 밥을 나누어 먹는 현장을 목격했다. 바로 이곳이 예수님의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임을 발견하고 그들을 모아 용담산 기슭에 ‘사랑의 집’을 지어 시작 한 것이 오늘 꽃동네 복지마을을 이루어 350명의 예수회 신부와 수녀들 그리고 800여 명의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사랑으로 이렇게 큰 사회복지시설을 만들게 되었다.
 

오웅진 신부가 처음 만난 최기동 할아버지는 음성군 금왕읍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일본의 강제합병으로 이어진 강제노역으로 일본땅으로 끌려가 혹독한 곤욕을 치르고 해방 후 귀국하여 고향 마을로 돌아왔지만 아무도 반기는 사람이 없어 거리를 헤매는 불쌍한 사람들과 함께 가마니를 깔고 다리 밑 걸인생활이 시작되었다. 오웅진 신부님을 만난 후 시설에서 지내다가 1990년 돌아가셨다.
 

그의 이웃사랑을 기리기 위해 꽃동네 정문 입구에 최기동 할아버지 깡통 동상을 세우고 그 뒷면에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라는 글귀로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에게 지금도 감명을 주고 있다.
 

필자가 처음 꽃동네를 찾은 것은 1992년 수원에 있는 SDI에 근무 시 직원들과 함께 자원봉사하려고 가서 첫날은 김장김치 담그는데 봉사활동을 하고 그다음 가는 곳이 조금 떨어진 중증 장애인들이 거주하는 장애시설로 배정받았다.

입구에 들어서니 벽면에 아름다운 시화전을 하고 있는데 그 중 ‘나는 행복합니다 - 배영희’ 글귀에 내 발이 멈춰졌다. “나는 행복합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고 아무것도 아는 것 없고, 건강조차 없는 작은 몸이지만 나는 행복합니다.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세 가지 남은 것은 천상을 위해서만 쓰여질 것입니다.”
이후 그는 소라의 꿈, 당신사랑이 머무는 곳 등 많은 아름다운 시를 남겼다.
 

나는 그분을 만나고 싶어 여자 장애인 방을 들어가서 머리가 민둥으로 누워 있는 한 가냘픈 여인을 만나서 대담하는 중에 19세 여고 3학년 때 뇌막염 증세로 이곳에 들어와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서러움에 혀를 깨물어 죽으려는 자해 행동에 수녀님과 자원봉사의 손길에 마음의 안정을 찾고 아름다운 글을 남겨 지금 꽃동네의 엽서카드로 쓰고 있고 이후 1998년 39세에 그분은 천상으로 갔다는 소식을 신문으로 알 수 있었다.
 

꽃동네에는 연간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고 2014년 8월에는 로마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하여 오 신부를 만난 후 “나는 꽃동네에서 그리스도를 만났다. 꽃동네가 가장 보잘것없은 작은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고 사랑을 나누는 보금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격려하셨다.
 

그는 한평생을 어려운 이웃인 장애인과 노인 어린이들과 함께 지나면서 오늘날 이렇게 한국에서 제일 큰 사회복지시설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항상 그리스도의 가르친 사랑을 실천하는 성직자로 우리를 감동하게 한다. 성경이 가르친 우리의 이웃사랑을 솔선하며 그리스도의 길로 가는 성직자이다. 오늘날 종교가 사회적 지탄을 받는 면이 없지 않아 안타까운 가운데 묵묵히 한 길로 한 소자를 위해 한평생을 바친 꽃동네 40돌을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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