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회장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기　고

금년 한 해도 이제 마지막 달력 한 장을 남기고 있다. 이제 필자도 나이가 70이 넘다 보니 내 주위의 사람들이 심장마비나 뇌혈관 쪽으로 고생하다가 한세상을 마감하니 새삼 시인 천상병의 시(詩)처럼 우리 모두가 소풍 왔다가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가는 인생임을 느껴 본다.

인간이 한 생을 마감할 적에 남아있는 자식들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면서 눈을 감으면 좋으련만 우리의 여건이 그렇지를 못하여 바쁜 인생의 삶을 살다 보니 병원 침상에서 의사의 사망 진단서 한 장으로 인간의 연을 끊는 기계적이요 슬픈 이별을 나눌 수밖에 없다. 좀 더 마지막 가시는 길을 그분이 원하시는 따뜻한 방에서 아니면 온 가족이 모여 단란한 찬송 소리에 잠자는 모습으로 그토록 아름다운 정을 나누어 드렸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항상 보내고 나서 후회한들 필요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우리는 웰다잉(Well dying)이라는 용어가 생활화되어 노인들에게 사전 교육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고 떠나는 것을 공부함으로서 품위 있는 마무리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중병 말기에 있는 환자들이 인생을 마감하기 전에 준비하는 일들에서 좀 더 존엄한 마지막을 맞이하기 위해 품위 있는 죽음준비를 하는 것이 호스피스제도이다. 호스피스는 완화의료의 하나이다. 완화의료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인한 통증과 여려가지 신체적, 심리사회학적, 영적인 문제들을 직면한 환자와 그 가족들의 문제들을 조기에 알아내고 적절한 평가와 치료를 통해 그로 인한 고통을 예방하고 해소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완치를 목표로 하는 치료에는 반응하지 않으며 병이 점차 진행됨으로써 보통 2∼3개월 시한부 삶을 사는 것이다.
　

그동안 호스피스에 대한 관심 있는 전문가의 노력으로 작년 국회에서 ‘호스피스완화 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 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안(이하 호스피스법)’이 의결되어 이제 12월 3일이면 법안이 정식 공포된다. 이에 따라 2017년 8월에 호스피스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작 되며 2018년 2월에는 스스로 의사결정 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하여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 투석, 항암제 등 연명 의료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연명 의료 중단제도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면 얼마나 호스피스법의 시행에 따른 준비가 되어 있는지 또한 국민들은 이 제도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는지 묻는다면 거의 제로 수준이다. 한 조사 보고에 따르면 43개 대형 병원에서 인지는 하고 있으나 준비상태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현재 말기 암 환자의 5%만이 호스피스를 이용한다는 조사이고 나머지는 상급병원에서 그대로 죽음을 맞는다는 것이다. 끝까지 연명 의료에 매달리게 함으로 비참한 죽음으로 아픔을 보내는 현실에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연명 의료 계획수립을 위한 서식을 표준화하여 말기 환자들에게 반드시 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와 연명 의료 계획서를 확인하고 작성의 필요성과 관리하는 전담조직을 갖춰야 한다. 품위 있는 마무리는 모든 인간의 권리이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미리 준비하면 우리가 생을 마감하는 순간에서 그동안 살아온 발걸음이 더 윤택해 보이고 아름다울 것이다.
　

그러므로 의료진들은 말기 환자에 대한 최대한 인간애를 토대로 말기 환자와 가족을 대해야 하고 또한 환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도 경제적 어려움도 돌보는 진정한 케어가 요구되는 것이다.
　

정부는 법이 이제 시행됨으로 여기에 걸맞은 호스피스 관련 체계와 필수 의료진의 확보에 투자해야 한다. 실제 호스피스 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안고 산다. 그들이 자기 직업에 충실하도록 근무여건의 개선과 인력의 양성은 필수적이다.
　

이제 대형병원이나 관련 전문인들은 새로운 의료케어 문화가 빨리 정착되도록 서둘러 호스피스법에 대비하고 환자 중심의 의료 환경 개혁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 글쓴날 : [2016-12-18 23:54:17.0]

  • 대한노인신문 기자[p577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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