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회장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
보건복지부가 전국 1만 4,525명 노인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한 노인의 삶에 대한 `2014년 종합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자료에 의하면 노인의 주거형태 조사에서 노인 독거가구가 23%, 노인 부부가구가 44.5%로 나와 자녀들과 떨어져 사는 노인가구수가 무려 67.5%로 집계되었다. 1994년에 조사된 통계치 45.3%에 비하면 무려 22.2%가 늘어난 노인가구가 가족과 멀리 떨어져 노인들만 사는 가구로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이 통계를 통하여 우리는 지금 사회전반에 펼쳐지는 개인적, 사적 생활 선호를 보면서 60년대의 대가족, 전통적 가족주의가 무너지고 산업화에 따른 핵가족의 단면으로 비춰지고 있고 또한 지어도 지어도 부족한 아파트의 수요를 가름 할 수 있다. 물론 이 통계 안에는 오히려 독립적인 삶을 위하여 자녀들의 부양을 기피하는 부모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점차 나이가 들면서 가족들과 소통하고 손자들의 자람을 낙(樂)으로 바라보는 우리들 부모들의 노후가 이제는 아파트라는 울타리에서 고독한 노후를 보내어야 하니 새삼 시대 조류가 얄밉기만 하다.
지금 우리나라는 노인인구가 지난 연말을 기준으로 14%를 넘어 고령사회가 3년이나 앞당겨지고 있다.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는 이미 70년대 후반에서 바로 잡아야 하는 ‘두 명 낳아 잘 기르자’는 정책에서 어긋난 것이다. 물론 그 당시 시대 상황에서는 가정살이가 어려운 형편에 자녀들만 많이 낳아 잘 키우지 못 할 바에야 한 것이 지금은 저출산으로 인한 국가 정책이 흔들리고 있으니 언제나 미래를 내다보는 국가정책의 수립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껴 본다.
그런데 문제는 혼자 사는 부모들 46%가 하루살이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행히 기초생활 수급자로 선정된 분은 한 달에 50만 원의 현금을 매달 급여로 받아 그나마 나으나, 자녀들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전혀 공적인 부조를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은 새벽마다 kg당 150원 하는 박스 찾기에 땀을 흘리며 살아가야 한다. 기초연금 20만 원이 그들의 제일 큰 수입원이고 가끔씩 주고 가는 용돈도 아이들 학용품 걱정하는 우리 부모들이다. 이들이 건강하면 다행인데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관절약, 혈압약, 당뇨약 등을 달고 사신다.
이분들의 삶을 밀착해서 들어보면 `건강하기만 하면’하고 한숨을 쉬는데 대부분 무릎 관절이나 허리통으로 한평생을 지내신다. 아프지 않으면 하는 그 이면에는 9988이 소원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다가 자식에게 폐 안 끼치고 눈을 감는 것이 소원이다. 그러나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은 그러지를 못하니 사는 것이 고생이요 외롭다고 하소연 한다. 나이가 들면 4가지 고통이 뒤 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소득이 없어 겪는 경제적 고통이요, 몸이 건강하지 못한 질병의 고통이요, 나이가 들면 더욱 외로움을 느끼는 고독의 고통이요, 더욱이 할 일이 없고 갈 곳이 없는 무의(無爲)의 고통이 따른다.
이제 머지않아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가 다가올 것이다. 이때를 대비하여 국가의 노인 정책의 대폭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이런 상태로 간다면 늙는다는 것이 천벌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수명은 오직 하늘에 있을 것인바 태어나서 30년을 부모 그늘 안에서 살아 왔다면, 이후 30년은 가정을 꾸리고 열심히 직장에서 일하면서 살다가, 퇴직 후 30년을 어떻게 잘 보낼 수 있는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 더욱이 노인의 삶을 외롭지 않고 행복하게 보내려면 자녀들의 관심이 제일 필요하다.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신 부모님들을 향한 효도의 마음은 돈이 문제가 아니요, 마음을 함께하는 지름길임을 우리의 자녀들이 명심해야 할 덕목이다. 그래서 학교에서부터 경로효친사상을 더욱 가르쳐 인간의 기본을 알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