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20주년을 맞이해 내년도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개선 사항과 향후 과제를 밝혔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가난하더라도 근로능력이 있다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던 당시 생활보호법을 개선하며 권리로서 국민의 최저생활 보장을 실현하기 위해 1999년 9월 7일 제정했다. 이후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저소득층의 ‘최후의 사회안전망’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난 20년간 맞춤형 급여체계 도입과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등의 개선을 지속해왔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의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포용국가 구현을 위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대상자 범위와 급여 보장성 확대를 지속 추진하고자 내년도 생계급여와 관련한 주요 제도를 개선했다.
먼저 수급권자 가구에 장애정도가 심한 장애인이 있는 경우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동안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완화 조치들이 부양의무자 가구의 특성에 따라 결정되어 수급자 가구의 특성들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으나, 내년부터는 사실상 처음으로 수급권자 가구 특성을 기준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게 된다.
이에 따라 1만 6,000가구가 신규로 급여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되는데, 다만 일정 수준 이상의 고소득(1억)·고재산(9억) 부양의무자가 있는 경우에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한다. 특히 이번 개선 사항에서는 현재 근로소득공제 미적용 대상인 근로연령층(25∼64세) 생계급여 수급자의 근로소득 30% 공제를 20년만에 처음으로 적용한다.
생계급여는 보충성 원칙에 기반하고 있어 근로소득이 있더라도 그만큼 생계급여가 삭감되어 근로소득공제가 없다면 수급자 관점에서는 총소득이 동일하므로 근로유인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다. 내년 수급자에 대한 근로소득공제 전면 적용을 통해 기존 약 7만 가구의 생계급여 수준이 향상되고 약 2만 7,000가구가 새로 급여를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계급여 수급자 선정에 적용하는 기본재산 공제액은 10년만에 대폭 확대하면서 약 5,000가구가 신규로 급여를 지원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편으로 대도시의 기본재산 공제액은 5,400만 원에서 6,900만 원으로, 중소도시는 3,400만 원에서 4,200만 원, 농어촌은 2,900만 원에서 3,500만 원으로 각각 오른다. 또 주거용재산 인정 한도액도 2013년 이후로 처음 확대하는데, 이로서 5,000가구가 신규로 생계급여를 지원받게된다.
지역별로는 대도시가 1억 원에서 1억 2,000만 원으로 20% 늘어나고 중소도시는 6,800만 원에서 9,000만 원(32.4%↑), 농어촌은 3,800만 원에서 5,200만 원(36.8%↑)으로 오른다. 이밖에도 성별 및 혼인 여부에 상관없이 부양비 부과율을 동일하게 하고 동시에 현행보다 부과비율 자체를 10%로 일괄 인하한다.
복지부는 부양비 부과율 형평성 제고 및 인하로 기존 약 5만 가구의 생계급여 수준이 향상되고, 약 6000가구가 신규로 급여를 지원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부양의무자 재산의 소득환산율은 50% 대폭 인하하면서 1만 2000가구가 신규로 급여를 지원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양의무자 재산의 소득환산율 인하는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비수급빈곤층 문제를 조기에 개선하기 위해 2019년 추가경정예산 배정으로 9월부터 조기 시행 중이다.
한편 법 제정 20년만의 근로소득 공제 전면 적용 등 내년도 제도개선사항에 대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제도의 완결성을 제고하고 국민의 기본생활을 한층 더 보장하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기본생활을 온전히 보장하는 포용적 복지 구현을 위해 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 수급자 선정기준의 과감한 완화를 위한 개선 과제를 검토하고,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정부내 협의를 거쳐 내년 제2차 종합계획에 반영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정책연구 및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회적 논의를 학계, 시민사회단체, 관계부처 등과 함께 진행하여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통해 최종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