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희 본지 수석부사장 겸 수석논설위원 |
현대사회연구소에서 공모한 ‘서기 2000년을 대비한 나의 미래설계’에서 ‘노인마을 만들기에 일생을 건다’라는 작품으로 2,853명의 응모자 가운데 대상을 받았으며, 대한민국 호국대상 국회상임위원장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세계한인재단 어르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미주한인재단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으며 미국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올해의 도전상(2014년)’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돈희 본지 수석부사장 겸 수석논설위원은 전국의 노인대학, 사회기관과 단체에서 수많은 강의를 하고 있고, 신문과 잡지, 방송 등 각종 언론기관에 다수 출연했다.
저서로는 「효친경로사상의 부활을 위하여」, 「이 지구상의 모든 아들과 딸들에게」 등이 있다.
<편집자 주>
필자가 「노인의 날」 제정을 주창한 지 올해로 벌써 23년! 「노인의 날 행사」를 가진지 20년! 노인문제연구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노인문제가 심각해질 것임에 일찍 눈뜨고 1972년에 한국노인문제연구소, 1976년에 한국노인학회를 만들어 노인문제연구와 노인학을 위해 힘써 왔다.
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히 유엔총회에서 필자가 「노인의 날」을 만든 지 만 22년이 되는 작년 1990년에 「국제노인의 날」을 정하기로 합의하고(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을 만들고 국가에서 어린이날을 제정한 것도 꼭 22년만임은 재미있는 역사적 사실이다), 만 23년이 되는 금년 1991년 10월 1일을 「제1회 국제노인의 날」로 하였고 우리나라도 금년의 유엔가입을 기념할 겸 이를 따르려는 움직임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날짜를 변경할지도 모른다는 말도 있지만, 날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노인문제가 오죽 심각하고 국제적인 문제가 되었으면 유엔에서 「노인의 날」을 정하겠는가이다. 환언하면 「노인의 날」이 얼마나 필요하면 유엔에서까지 「노인의 날」을 정하고, 한국도 동참하지 않을 수 없겠는가이다. 세월과 역사는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
유엔에 가입한 1백 60여 국가 중 마지막으로 가입한 국가의 하나인 한국의 「노인의 날 제정 주창자」로서 국제적으로 노인의 날이 금년부터 있게 되니, 기쁘기 한량없고 감회가 무척 깊다. 개인인 필자가 유엔보다 20여 년 앞서 노인의 날을 만들었다는 역사적인 사실에 기초한 자부심만도 아니다. 한국 청년인 필자가 유엔보다 20여 년 먼저 세계적으로 필요한 노인의 날을 구상하고 만들었다는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이다.
좋은 일엔 격려와 호응이 함께 하는 사회적인 풍토가 되어야 한다. 정부에 바라건대 노인을 위한 「노인의 날」이 유엔에서 정한 날짜만을 따를 것이 아니라, 필자가 항상 주장했듯이 공휴일로 할 것을 다시 한 번 간절히 주창하고 제언하는 바이다.
현대사회연구소는 지난 7월 31일, 「서기 2천년을 대비한 나의 미래설계」 현상공모에서 2천8백53명의 응모자 가운데 「나의 꿈, 효친경로사상의 부활!」이란 필자의 작품에 대상을 수여했다. 이 작품의 내용이 바로 효친경로사상을 부활하기 위한 방안인 노인의 날 제정, 노인마을의 건립이었다. 다시 말해 필자의 사상과 활동을 인정한 것이다. 대상을 받자 동아·중앙일보·한국경제·가톨릭·청소년선도·노인신문(필자가 직접 기사를 본 신문임), 한국토지공사 사보, KBS 제1라디오 「동서남북」과 「한밤에 만난 사람」, SBS 서울방송 「마음은 언제나 청춘」, MBC 문화방송 「100분 쇼」 등에서 기사화하거나 방송출연을 했다.
특히 「100분 쇼」 진행자인 주병진·노사연 씨는 개그맨 또는 가수이면서 재치 있고 멋있는 사회자로, 젊은이임에도 노인문제와 노인의 날 제정에 관심과 이해가 깊어 흐뭇했다. 「이돈희 선생님 건강하세요!」라는 문구를 넣어 「사인」해준 두 사람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5) 노인을 위할 기회 생기면 전심전력
외국의 노인관계의 날을 알아보자. 미국은 5월을 고령시민의 달, 베네수엘라는 3월 중의 1일을 경로일, 브라질은 10월 6일을 노인의 날, 호주는 10월 중의 일요일을 퇴직자를 위한 서비스 일요일, 빈은 9월 중의 1주간을 노인주간, 벨기에와 스페인은 11월의 둘째 일요일부터 셋째 일요일까지를 노인주간, 프랑스는 5월 1일, 이태리는 5월 중의 1일을, 룩셈부르크는 10월 1일부터 3일까지를 노인의 날, 폴란드는 9월 23일부터 10월 23일까지를 노인의 달, 유고슬라비아는 11월을 노인의 달, 남아프리카는 9월의 둘째 일요일이 시작하는 주를 경로주간으로 하고 있다.
필자가 노인의 날을 만든 당시(1968년)엔 대학생이었으므로 외국에 노인의 날이 있는지 없는지조차도 몰랐고(그 당시 여러 곳에 문의해도 외국에 노인의 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알려주는 사람이나 단체 또는 기관이 한 곳도 없었음),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외국 서적을 보기 시작한 후에 하나씩 하나씩 알게 되었으나 아직도 필자가 모르지만 실제로 노인의 날이 있는 국가가 더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효친경로사상이 가장 투철한 것으로 알기 쉬우나 우리나라 노인 문제도 어느 나라 못지않게 심각함을 20여 년간 이를 연구하고, 수많은 노인이나 노인을 모신 자녀 또는 며느리와 상담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필자가 20여 년 동안에 출연한 방송횟수 400회, 신문과 잡지의 보도 또는 인터뷰가 100회를 넘는 것은 이를 웅변으로 증명한다.
작년 1월 초에 발간한 소책자 〈효친경로사상의 부활을 위하여〉에서 밝힌 바 있듯이 우리나라에도 여러 해 전부터 어떤 종교단체에선 노인의 날을, 어떤 신문사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날 행사를 하고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속담이 아니라도 요즘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데, 노인의 날을 만든 후 24년간 부르짖어 왔으니 사회 일각에서 노인을 위하는 방향으로 여론이 형성됨 또한 당연한 일 아닌가!
필자가 한국노인학회를 만들고 노인학을 연구한다고 해서 혼자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쉬운 예로, 누가 경제학·법학·종교학-어떤 학문이라도 좋다-을 연구한다고 해서, 박사라고 해서 그 학문의 전부를 연구하는 것도, 다 아는 것도 아니잖는가. 인간의 수명 길어야 기껏 100년을 사는 「백년살이」이기 때문에 학문의 일부분을 조금 연구함에 그친다.
필자가 노인학을 도입·연구하고 있지만 그나마 마음과는 달리 그에 전념하지 못하고(필자도 부모님을 모시고 가정을 꾸며가야 하는 평범한 가장이므로 한국토지공사라는 바쁜 직장이 따로 있음), 모든 사람과 사회 각계각층이 노인들께 관심과 사랑을 가지도록 촉구하기 위해 직장생활 틈틈이 방송과 신문·잡지·노인학교 등을 통해 여론을 불러일으키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하느님께서 노인학 및 노인을 위한 일에 전념할 수 있는 날을 필자에게 반드시 주시리라 믿고 있다. 필자가 노인을 위한 일에 전념하게 될 그때에는 참으로 노인사회에 많은 헌신과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노인들을 위한 노인대학이나 노인마을 등을 직접 건립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경제력이나 시간상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못할 땐 뜻있는 자나 단체 또는 기업 등이 만들도록 인식을 심어주면 되는 것이 아닌가.
과학이 발달해서인지, 물질 만능시대여서 인지는 모르나, 양심과 도덕과 윤리를 잊어가는 한국에, 효친경로사상 만이라도 부활시키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공산주의의 종주국인 소련에서 공산주의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것을 아무도 예측 못 했듯이 노인을 위한 노인의 날이 국제적으로 생길 줄 안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랴. 그러나 소련의 공산주의는 작년에 무너졌고 국제적으로 노인의 날 역시 작년에 생겼다. 이것이 엄연한 사실이자 역사이다.
21세기를 9년도 채 못 남긴 지금 〈노인의 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것이다.
이 지면에서 인류평화를 위해 꼭 해야 될 말이 있다. 그것은 독자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지난 100년간의 과학발전 추세로 볼 때 이 지구와 우주에 종말이 오지 않는 한, 2000년대(서기 2000년∼2999년)는 그야말로 눈부신 과학시대가 되겠지만, 과학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정자를 냉동보관 시킨 후에 태어나게 하는 일을 중단되어야 한다. 정자를 냉동시켰다가 100년 또는 200년 후에 인간이 되게 했을 때 그 아이는 과연 누구의 자식이란 말인가. 인류의 질서와 항렬을 엉망으로 만드는 비인간화 조치는 즉각 중단하여야 마땅하다.
<계속>
※ 이 글은 필자의 「효친경로사상의 부활을 위하여」에서 발췌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