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선을 70여 일 앞두고 있지만 대통령 후보들과 정당들은 노인복지에는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다. 노인복지를 40여 년 추진한 사람으로서 서운하기 짝이 없다. 물론 나 뿐만은 아니다. 열악한 환경 가운데 노인복지를 추진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 아쉬움을 토해낸다. 지난 19일에 이재명 후보는 “청년부 신설검토와 젊은 청와대를 만들겠다”고 했고, 윤석열 후보는 “집권하면 30대 장관이 여럿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 모두가 2030 청년 표심 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그들의 안중(眼中)에는 정말 노인은 없는지 묻고 싶다.
우리 노인들은 청년들을 응원한다. 대선후보자들의 청년들을 위한 공약을 적극 찬성한다. 그러나 청년유권자들을 선거용 액세서리로 이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라의 기둥인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생산적인 정책을 공약하고 실행하기를 촉구한다. 어린이가 나라의 새싹이고 청소년이 나라의 기둥이라면 노인은 나라의 뿌리이다.
일제 36년의 모진압박과 6.25전쟁으로 인한 폐허에서 피와 땀과 눈물로 허리끈을 졸라매며 다산(多産)의 자녀양육은 물론 보릿고개를 넘기며 산업화와 국가 경제발전에 열정을 다한 노년 세대들의 노인복지정책은 아직도 많이 미흡하다. 홀로 사는 독거노인 수가 40%가 넘는다는 최근의 언론보도를 보면서 우리나라 노년의 삶이 심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자녀들과 함께 살아가는 재가노인들의 삶도 독거노인들과 별 차이가 없다. 인근 경로당과 노인대학의 시설과 여가문화프로그램은 매우 열악하다. 또한 노인집단에 진입하는 60대 은퇴자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시설은 전무하다 시피하다. 대통령이 되려는 후보자들과 각 정당은 100세 시대를 대비한 새로운 노인복지 패러다임은 있는지 묻고 싶다.
40여 년간 노인여가문화와 평생교육과 노인복지 진흥 활동, 부산과 전국노인복지단체들과 연대 활동한 필자로서 100세 시대 노인복지정책을 대선후보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노인기초연금 100만원 지급’을 제안한다. 현재 지원하는 20만 원∼30만 원은 노인성절환의 진료비와 물가상승으로 인하여 대부분의 노인들의 노후생활 안전자금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둘째 활기찬 노후를 위한 ‘노인여가문화와 노인평생교육을 법적제도화 하라’후진국 수준에 있는 노인여가문화와 노인평생교육 프로그램과 강사양성은 물론 50+ 시니어 퇴직 일자리를 제도화 하라.
셋째 정년 연장과 연금을 개혁하여 미래 세대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라.
넷째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한 ‘노인일자리를 확대 추진하라’노인일자리는 경제적 도움뿐만 아니라 건강증진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노인들의 건강은 자식들과 국가에 큰 부조(扶助)한다는 것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노인의료비 지출에서 증명한다.
다섯째 ‘생에 가장 아름다운 사업인 봉사’로 노년을 멋지게 살도록 ‘노년자원봉사’를 제도화 하라.
이외도 노인 개인과 집단별 필요사항들이 많을 것이다. 대선후보자들과 정당은 노인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촘촘하게 조사 검토하여 곧 닥칠‘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를 우리 1천만 노년유권자들의 이름으로 제안한다. 효(孝)는 만행의 근본(根本)이라 하지 않았는가?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우리를 어둡게 한다. 또한 학자들은 저출산 고령화로 수십 년 후 우리나라가 지구상에서 소멸될 것이라는 무서운 예견(豫見)도 있다.
제20대 대통령 후보자들과 선대위는 어린이들과 청소년, 청년, 노인 등 모든 세대를 위하여 통치(統治)하려는 정책을 펴시기를 촉구한다. 노년유권자는 집토끼도 산토끼도 아니다. 가정과 나라의 어른으로서 건강하게 살기를 바랄 뿐이다. 토끼풀과 접시 물에 순간의 목마름을 해소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안락한 노후는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선후보자들은 선거운동 기간 공약들이 선거용만이 아닌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한 노인복지 정책이기를 바란다. 노인이 행복한 세상은 온 나라가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통령당선인은 공약을 이행(履行)하는 존경받는 대통령,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제20대 대통령이 되시기를 1천만 노인들의 이름으로 간망(懇望)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