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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석 논설위원 철학박사(동양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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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많은 리더들이 논어(論語)에서 그 인생의 길을 물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이란 말을 많이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인문학이 무엇인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옛 인류 현인들이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것보다 몇 배 잘 살았다고 하는 삶도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에서 느꼈던 어려운 점을 그대로 느끼고 살았을 것이다.
이처럼 어렵고 힘든 삶에 대해 옛 스승 현인들이 슬기롭게 잘 극복하는 지혜를 모두 책 속에 잘 정리해놓았는데, 우리는 그것을 인문학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고전, 역사, 문학, 철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조선시대 이후 근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동양철학 고전 중에 논어(論語)에서 길을 물어보았다고 말을 많이 한다. 정치했던 사람들은 정치에 대해 물었고 경영을 했던 사람들은 경영에 대해서 물었다. 또 인생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인생을 논어에서 찾았다고들 이야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일대 최고의 창업가 중 경영자로서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1985년 자신의 자서전 뒤편에 논어에 대한 자평 글을 이렇게 기록해 놓았다.
"가장 감명을 받은 책 혹은 좌석(坐席)에 두는 책을 들라면 서슴지 않고 논어(論語)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라는 인간을 형성하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은 바로 논어다.
나는 경영에 관한 책에는 흥미를 느껴본 적이 별로 없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경영의 기술보다는 그 저류(底流)에 흐르는 기본적인 생각, 인간의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다."
윗글을 썼던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은 사업가로서 회사의 기술개발, 영업 매출이익을 얼마나 많이 올릴까 많은 고심을 할 거라고 생각을 하겠지만, 정작 이분은 자신의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가짐과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고 저 고객을 어떻게 하면 우리와 함께 발전할 수 있을까 마음을 움직이는 데 저 논어의 힘이 어떤 것보다 강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서양에서도 300여 년 전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는 ‘지구상에 가장 행복하고 가장 존경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시대는 공자의 도를 따르는 시대였다’라고 동양의 고전에 대해 칭송을 하였다.
동양의 대표적인 고전 논어(論語)는 1621년에 이미 서양의 언어로 번역이 되어 많이 읽었다고 알려져 있다. 논어는 총 20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한 권에 약 500개 어구로 되어 있다.
논어(論語) 여러 문구 중에 군자와 관련해서 ‘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 불역군자호(不易君子乎)-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노여워하지 않으니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라는 어구가 있다.
요즘 성인이라고 하면 높은 도덕군자로서 탁월한 사람으로 보기도 하는데 서양에서는 신사(Gentleman)의 개념으로 해석하고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위 어구 중에 군자를 리더라고 바꿔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리더는 국가 조직장으로 볼 수도 있지만 두 사람 이상 함께 해도 그중 한 사람은 리더로 볼 수 있다. 그런 의미로 현대인은 모두 리더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을 알아봐 주어야 하는데 왜 나를 알아봐 주지 않을까? 하고 주변을 의식하게 된다. 그러나 공자는 ‘사람이 나를 알아봐 주든 알아주지 않든 자신이 그거에 대해 노여워하지 않고 그만큼 인격을 갖춘다고 하면 그런 사람이 리더가 아니겠는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많은 정치·경제 리더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을 알아봐 주지 않는다고 곳곳에서 목청을 높이고 있다. 공자의 논어에서 그들의 인격을 찾았으면 한다.
사)정동예술단·정동아트센터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