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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석 논설위원 정동예술단/정동아트센터 이사장 |
우리는 어떤 노인으로 살 것인가?
노년의 늙은이와 어르신의 모습, 액티브 시니어로 살자
나이 들어 어떤 노인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지? 저마다 나름의 꿈이 있는 것처럼 노년에 살고 싶은 모습도 다르다. 지금 혹은 앞으로 살아갈 노년의 모습을 사회현실을 반영해서 어떤 노인의 유형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첫 번째 노인의 늙은이 모습이다. 어린이 반대말로 나이가 많은 사람을 늙은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사전적 의미일 뿐 하찮게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OECD 38개국 중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4.3%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조사 대상인 65세 이상이 44.3%가 평균소득 반도 안 되는 돈으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평균소득도 많지 않을 텐데, 거기에 50%도 못 미치는 소득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사는 것이 아주 힘든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생활의 고단함을 반영하듯이 우리나라 자살률 역시 단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제지 연합회에 따르면 폐지 줍는 노인이 25만 명이 된다고 추산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서 하루에 10시간 이상 폐지를 주워 모으고 옮겨서 15,000원가량 손에 쥔다고 하니 시간당 1,500원을 꼴로 이는 최저임금의 20%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보니 우리 모두가 노년 생활을 꿈꾸고 있는 한 인간으로서의 내면적 성장이나 여가를 보내기 위하는 취미생활과 친구들과 교류생활은 먼 나라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질병 앞에서 비용 때문에 적절한 치료도 못 하고 돌봄 대상의 사회적 짐으로 인식된다. 우리 사회에 부담만 안겨주는 잉여 인간 2등 국민으로 취급을 받기도 한다. 우리나라 은퇴를 앞둔 절대다수 예비 노인 인구가 생존 문제에 직면해 있는 이 유형에 속하는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노인의 어르신 모습이다. 어르신이라는 말에는 존중하는 마음이 달려 있다. 앞서 말하는 늙은이 어감부터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그래서 길에서 만나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어르신이라 부르는 호칭이 내용 면에서 서로 차이가 있다.
어르신이라고 하는 분들의 경제적인 사정을 살펴보면 아주 재산을 많이 소유했다기보다는 자가 주택이 있고 월급처럼 매월 꼬박꼬박 들어오는 수입이 있으며,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하기 위해 퇴직 이후에도 일을 하며 자신의 경력을 살려 조그맣게라도 봉사활동을 한다.
한 예로 65세 정년퇴임을 하신 어르신이 아파트 경비로 일을 하시면서 밤에는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서 한문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이 할아버지를 단순한 아파트 경비원으로 대하기보다는 나눔을 실천하는 어른으로 바라본다. 어르신이란 바로 온 마을 사람들이 존경하는 지혜롭고 현명한 할아버지와도 같은 존재라고 정의를 내린다.
나이를 먹는다고 나이 숫자에 맞게 자동적으로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어르신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지금 100세 초고령사회에 직면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노년의 모습을 꿈꾸고 살아가야 할까?
첫째 노년의 어르신으로서 액티브 시니어 모습을 소개한다. 취미와 여가 활동도 활발히 하고 배움에도 부지런할 뿐 아니라 자신의 소득을 살려 소득을 창출하는 데 적극적이고 가족이나 사회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계발에도 힘쓰며 인생의 이모작에 매진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지금껏 바쁘게 살아왔으니 지친 영혼을 위해 이제 꿈으로만 가지고 있었던 것들을 마음껏 펼치며 살자는 생각을 갖고 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행동으로 실천하면서 살아가자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 대부분이 바라는 노년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액티브 시니어로 살아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왜냐하면 최소한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경제력이 받쳐 주어야 가능할 뿐 아니라 실천력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선배시민 새로운 노년의 모습으로 사회 공동체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가는데 적극적인 실천적인 노인의 삶을 제안해 본다.
우리는 가끔, 매일 아침 횡단보도 앞에서 등교 도우미를 하고 오후에는 복지관에서 또래 노인들과 동네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귀가하는 길에는 골목을 누비며 봉사활동 하는 분들을 볼 수 있다. 공동체 일원으로 더 나은 공동체를 상상하고 변화시키고자 실천하는 노인들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다.
누구든 학력이나 재력 경력 재능과는 상관없이 무엇이 되든 잘 준비해서 늙은이의 노후 모습보다는 어르신으로서 액티브하고 선배시민으로서 아름답고 편안한 노후를 맞이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