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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석 논설위원 정동예술단/정동아트센터 이사장 |
저출산 초고령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노년의 길고 긴 앞날 노후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흔히 노후 준비라고 하면 경제적인 준비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는 일부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노후에 행복한 삶을 보내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자산뿐만 아니라 일을 하면서 일부 취미 관계 봉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대비를 해야 한다.
우리는 삶의 모든 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령 돈은 많은데 가족관계는 완전히 무너져 매일 다투고 가족끼리 서로 등을 진다던가. 돈도 많고 가족관계도 좋지만 큰 병에 걸려서 병원에 있어야 한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없다.
따라서 노후 준비를 돈에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건강이나 심리까지 잘 보살필 수 있고 노후에 돈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덜 받을 수 있는 행복한 노후생활을 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이 필요하다.
사실 아직 직장생활 하는 분들에게는 먹고살기도 힘든데 무슨 취미 생활이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제 100세 시대를 맞이한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며 남은 2∼30년을 어떻게 하면 즐겁고 행복하게 살 것인가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따라서 아무 취미 생활 없이 집에서 그저 막연히 시간을 보내면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자존감도 낮아진다. 그래서 집에만 있기보다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 사람은 혼자 있는 시간과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어야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요즘 국내에서 골프가 각광을 받는 운동이 되면서 시니어분들도 골프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골프는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점이 있다. 취미 활동을 할 때는 가능하면 돈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근처에서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취미 위주로 가족이나 배우자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 활동 하나와 각자 즐길 수 있는 취미 활동 하나를 하면 좋다.
나이대별로 5∼60대는 주로 몸을 사용하는 취미 생활로 자전거 타기, 등산, 식물 키우기, 반려동물 기르기, 낚시, 여행, 그림 그리기, 인테리어 등이 있다. 7∼80대에는 정적이며 두뇌 사용이나 마음의 안정을 갖는 서예, 시 쓰기, 바둑, 종이접기가 있다. 특히 요즘 전 세대에 각광을 받는 취미 생활에는 스포츠 당구가 있다. 당구는 신체 근력 운동은 물론 두뇌를 사용하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 좋고 동료들 간에 친목을 도모할 수 있어 최근에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시니어들이 실제로 가장 좋아하는 취미 생활은 무엇일까? 한국갤럽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20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한국인이 좋아하는 가장 좋아하는 취미 생활은 등산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40대 이상부터 남녀 공동 1위로 한국의 중장년층의 대표적인 취미 생활로 등산이 자리를 잡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입증하듯이 국내 아웃도어 국내 총매출 규모가 7조 원으로 세계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등산은 심폐 지구력 향상과 지구력 향상에 도움이 되며 맑은 공기와 자연풍경을 직접 느낌으로써 정신을 맑게 해주고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다.
따라서 장수하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의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취미 생활을 즐기면서 인생을 건강하고 활력적으로 살수록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지 못하거나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느낄 때 우울증에 걸릴 수 있고 몸의 노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하고 싶은 취미나 일을 하는 것이 장수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취미 생활이라고 하면 텔레비전 시청이나 책을 읽는 정적의 활동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런 활동들도 좋지만 나이가 들수록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은 인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신체활동을 늘려서 일상에서의 움직임을 늘린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취미 활동을 이제까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평소에 배워보고 싶었던 것이 있는지 잘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문화 관련 기관, 마트 등에 문화센터 복지 제도가 아주 잘 되어 있다. 이 문화센터를 잘 이용하면 노래, 요리, 악기, 스포츠 등을 소액으로 취미 생활을 배울 수 있다. 또한 도서관에도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많이 있으니 이런 강좌를 들어 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특히 내가 배울 수도 있는 문화 관련 기관에 재능기부 등을 통해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누군가에게 가르쳐 줄 수도 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 있는 기관들을 잘 활용하면 우리 노년의 행복한 삶의 만족도도 높여주고 부부 가족 간의 사이도 더 좋게 해주면서 장수할 수 있는 최고의 취미 생활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