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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석 논설위원 정동예술단.정동아트센터 이사장 |
고사성어 중에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는 말이 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말이다. 우리 노후 자금도 다다익선이라고 해서 노후에 쓸 수 있는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노후에 건강도 챙기고 취미와 여가생활과 같은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노후 자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국의 50대 이상의 시니어분들의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은퇴 후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다. 의료비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금융자산 없이는 노후 자금을 준비하기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은퇴 후 필요한 최소 노후 적정 생활자금은 얼마나 되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국민연금 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고령자는 매월 노후에 필요한 적정 생활비로 부부 기준 월 268만 원 개인 월 165만 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사람의 생각을 평균한 금액이기 때문에 개인의 목표금액과는 다소 다를 수 있지만 많은 사람의 의견이 담긴 숫자라는 측면에서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적정 노후 생활비 기준으로 60세 은퇴 후 필요한 노후 자금은 단순하게 계산해 보면 은퇴 후 20년을 산다고 가정할 때 대략 6억 4천만 원이 들고, 30년을 산다고 가정할 때 9억 6천만 원의 노후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해서 안 될 부분은 은퇴 후의 생활비가 매년 물가상승률에 맞춰서 증가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며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활동반경이 좁아지고 사람도 덜 만나기 때문에 자연히 지출도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노후 지금은 이런 부분도 감안을 해야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은퇴 후 지출패턴은 어떻게 될까. 은퇴자의 지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의식주와 관련된 기본 지출이다. 이런 기본 지출은 줄이기가 힘들다. 사람에게 꼭 필요한 돈이고 물가가 올라가면 상승하는 부분이 분명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 두 번째 지출은 재량 지출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외식하거나 여행을 갈 때 쓰는 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재량 지출은 나이 들어가면서 사실상 감소하는 경향들을 보이고 있는데 의식주 관련된 기본 지출이 증가하는 속도보다는 재량 지출이 감소하는 부분들이 훨씬 크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봤을 때 생활 수준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은퇴 후 지출패턴이다. 또 하나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 기본 지출은 사람이 살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써야 하는 돈이지만 재량 지출은 재량에 따라서 통제가 가능한 지출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은퇴 후 필요한 자금 산출은 어떻게 산출할까. 보통 은퇴를 앞두고 과연 내가 목돈으로 얼마를 준비해야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많은 은퇴 전문가들이 네 가지를 고려해 보라 이야기한다. 첫 번째는 연간 생활비가 얼마나 들 것인가 두 번째는 은퇴 후 부부가 생활하는 기간은 얼마 정도 인가이다. 세 번째는 은퇴 이후 물가 상승률이 얼마나 될 것인가 이고 네 번째는 나에 투자 수익률은 얼마인가이다.
이러한 4가지 자료를 기초해서 은퇴 후 필요한 자금은 얼마인지 계산해 본 것이다.
지금 사회 경제적 환경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베이비붐 시대의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자녀에 대한 교육 그리고 취업 심지어 결혼해서도 자녀들에게 경제적으로 지원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시니어들의 큰 특징이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는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를 하는 자녀가 나이 든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노노부양하는 첫 세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노인이 된 자녀가 경제력이 없을 경우 노노부양은 부양인 자녀와 피부양자의 부모 사이의 일반적인 세대 갈등은 물론이고 다양한 학대 등 사회적인 문제를 낳게 된다.
최근에는 자녀가 자신보다 더 고령의 부모를 학대하는 노노학대가 드물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노노부양에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치매를 포함한 의료비 대비이다. 따라서 여기에 대한 대비를 별도로 해주지 않는다면 자녀 입장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노후 준비는 나와 배우자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사)정동예술단·정동아트센터 이사장칼 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