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석 논설위원 (정동예술단·정동아트센터 이사장) |
한국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초고령화가 되어 가고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이 초고령화가 되는 기간이 30년 소요되었는데 한국은 심각한 저출산으로 20년 만인 2025년이면 초고령화로 접어든다고 한다. 일본보다 무려 10년이 앞당겨지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100세 시대를 살아가면서 다가오는 초고령화에 대비하여 어떻게 삶의 보람을 느끼고 살아가야 할지 한 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먹고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보람 있는 삶을 위해 여가 준비 역시 중요하다.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단순히 돈만 많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경제적인 준비나 건강에 대해서는 많이들 생각하고 준비를 많이 하지만 여가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는 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은퇴전문가 미국 마이클 스타인 교수는 은퇴 후에 재무적인 문제가 비재무적인 문제보다 실패하는 은퇴자가 많다고 하였다. 그래서 노후에는 재무적인 부분뿐 아니라 여가 관계나 인간관계처럼 많은 부분들이 함께 준비되어야 한다. 흔히들 노후에 여가 준비를 못했다고 하는 분들은 대부분 먹고사는 것 때문에 못 했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4차 혁명 산업 시대에 제조업에 정보산업기술이 결합하는 융합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여가를 융합으로 생업을 하면서도 여가를 함께 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옛날에는 집을 장만하고 애들을 교육시키고 이후에 노후 준비를 해서 결국은 노후 준비를 못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가 준비를 위해서는 생업에 먼저 투자하고 남는 시간에 여가를 준비하기 때문에 어려웠다. 따라서 여가는 남는 시간에 하는 것이 아니라 잠자고 식사하면서 함께하는 생활에 한 부분으로 하여야 한다.
특히, 노후에는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일과 취미와 학습을 병행해서 하는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따라서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사회적으로 일과 취미와 학습이 동시에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다.
여가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중요하지만 특히 노년기에는 여가의 중요성이 커진다. 노년기에는 경제적인 여유에서 벗어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통해서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건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든 노년기를 맞이한다.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에 은퇴 이후에는 부부 사이가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본인의 여가 생활계획은 물론 가족이나 부부 사이를 생각해서 여가 계획을 세워야 한다.
여가는 라틴어 리케네(licene)에서 유래된 허가되다는 뜻이다. 경제적인 활동이나 가사노동에서 벗어나서 내가 할 수 있는 자유시간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여가 활동에는 정적(靜的)인 여가와 동적(動的)인 여가가 있고, 여기에 사교적인 여가와 비사교적인 여가로 나눠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서는 정적으로 비사교적이라고 할 수 있고, 건강을 위해 신체활동으로 하는 등산은 동적인 사교적인 여가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스포츠를 비롯한 다양한 여가 활동이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으로 각 개인별로 좋아하는 부분이 서로 다르겠지만 어느 한 부분으로 치우치는 여가 활동보다는 균형 있는 여가 활동이 좋다고 한다. 즉 정적인 여가를 좋아하는 사람은 건강을 위해서 동적인 여가 활동으로 균형 있는 여가 활동을 고려해 보는 게 좋다는 뜻이다.
모든 여가는 누구에게 보여주는 것보다는 내 자신 형편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든 각 개인이 즐기는 여가 생활은 의미가 있는 것이다. 지금 자신의 여가 취미가 다소 불만족스럽다면 지금부터 의미 있는 여가 생활을 해보는 것이 좋을 수 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여가보다는 전문성을 키울 수 있고 자신을 개발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여가문화 생활로 바꾸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
2022년도 노인들이 주로 여가 취미활동을 하는 복지시설조사에 따르면 경로당(23%)과 노인복지시설(9.3%) 기타(67.7%)의 순으로 많았다. 여기 응답 중에서 기타의견이 많다는 것은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대표적인 여가 복지시설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경로당을 이용하는 연령대는 주로 70대 중반 이후의 고령자이다. 젊은 노인들이 비교적 갈 곳이 없는 것은 앞으로 초고령 시대를 맞이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