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석 논설위원 (정동예술단·아트센터 이사장) |
세시풍속은 1년을 주기로 일정한 시기를 되풀이하여 우리 삶의 풍요와 안녕을 바라며 행해온 고유 풍속으로 크게 민족성을 작게는 지역성을 띠고 있으면서 오랜 역사성을 가지고 우리 민중들의 생활사에 자리 잡게 되었다. 이 세시풍속은 기후와 풍토에 맞게 월별로 사계절 기후와 풍토에 맞게 생겨나서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절기에 따라 명절들이 중심이 된다.
특히, 새해를 맞는 명절에는 늘 소망과 다짐 그리고 계획으로 누구든 자신에게 복(福)을 주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자신의 운을 궁금해하는 전통적 점복(占卜) 세시풍습이 전승되어 왔다. 일부 무지한 사람들은 점복(占卜)을 미신으로 치부하지만, 사람 누구에게나 태어나면서 주어지는 운명, 생년월일시로 결정되는 사주팔자가 있고, 얼굴 속에 담긴 운명과 미래를 예측해보는 관상으로 과학이라고 할 수 있다.
2024년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가 밝아 음력 설, 입춘을 맞이하였다. 사람들은 처음 시작을 아주 중요시 하기 때문에 새해를 맞는 정초 절기와 명절에는 많은 염원이 따랐다. 그래서 점복, 기복 풍습이 전승되면서 다양하게 해를 시작하는 자신에게 복(福)을 기원하는 다짐과 함께 무탈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
우리 세시풍속 점복(占卜)은 자연 앞에 왜소한 초인간적인 의지와 능력을 갖춘 존재가 있고, 그 초인간적인 존재가 인간의 길흉화복을 주관하여 사람이 통하는 길로에 질병을 예방하거나 재앙을 쫓고 복을 불러주는 초자연적인 힘을 통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의지를 표현하는 행위로서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일을 주술의 힘을 빌려 처리한다고 믿었다.
특히, 점(占)은 사람의 외모를 보고 인생을 판단한 것으로 인간만이 점(占)을 칠 수 있다. 그 점(占)은 미래의 길흉을 딱 정해져 있는 것으로 숙명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친 우연한 점(占)을 가지고 나의 미래의 훨씬 좋은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고 이끌 수 있는 좋은 존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미래의 불확실한 것에 불안함을 느낀다. 따라서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미래를 예측하고자 하는 심리가 점복(占卜) 문화를 탄생시켰는지 모른다. 또한 미래에 대한 궁금증이 사회를 반영하기 때문에 시대가 변화하면서 알고자 하는 관심사는 다양한 변화를 겪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점(占)에 대한 우리 역사 고증서를 살펴보면 점술을 치는 무당은 왕들의 고문으로서 왕들의 명을 받아 점을 쳤는데, 이것은 나라의 미래의 예언은 왕에게만 가능했던 것으로 일반인은 칠 수 없고 무당은 왕명에 따라 나라의 제사를 지냈으나 오늘날 시대가 변화면서 점은 대중화가 되었다.
우리 고유 세시풍속 중에서 설날 같이 대명절에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 하는 세시풍속 놀이 중에 대표적인 윷놀이가 있다. 윷놀이 역시 점을 치는 놀이로서 윷점은 한해의 운수를 볼 수 있는 놀이로서 오늘날에도 잘 전승되어 오고 있다.
윷놀이 윷점에 대해서는 조선시대 후기 유득공의 ‘경도잡지’에서 그 내용을 찾아볼 수 있는데, 윷점은 원래 새해 첫날 한해의 풍흉을 점치는 방법이었지만 개인의 일 년 신수를 보는 방법으로도 활용되었다. 오늘날 윷놀이가 단순한 오락이지만 본래는 정초에 농민들이 그해의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방법이었다. 농점(農占)으로 해오던 윷놀이는 오랫동안 개인의 운수를 점치는 방법으로 활용되다가 오랜 시간 동안 전승되어 오면서 오늘날 우리 세시풍속 놀이로 변화된 것이다.
최근, 정부가 설날 아침에 가족들의 세배부터 정성껏 지내는 성묘까지 명절 세시 풍속들의 문화재 지정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국립문화재청은 설과 대보름 한식, 단오, 추석 등 다섯 개 명절과 세시풍속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을 논의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과거에는 무형문화재는 인간문화재라고 하는 개인의 기술과 특기가 다수 차지했다. 하지만 요즘은 한복 생활을 비롯해 아리랑, 김치담그기, 윷놀이 등 한국의 전통이 담긴 문화도 공동체 종목으로 나눠서 관리되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가족공동체를 통해 전승되어 온 명절과 세시풍속이야말로 사회문화적 가치를 모두 지닌 국가문화재 보존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