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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논설위원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 |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1948년 5월부터 해마다 5월이 되면 아이들의 해맑은 노랫소리가 들리는 5월 5일 어린이날과 이어지는 5월 8일 어버이날이 다가오면 산천은 푸르름으로 우리를 반기는 5월을 맞이한다.
또한 5월 15일은 불기 2567년 석가탄신일과 스승의 날이 겹쳐 찾아오고, 20일은 성년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로 5월은 이래서 ‘가정의 달’로 우리 모두가 의미 있게 보냄은 참 좋은 달이다.
한 달 동안은 우리가 자란 가족의 소중함과 부처님의 가르침인 자비의 가치를 되새기며, 그동안 잊고 있었던 스승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삶의 진리를 향해 살아가기를 원한다. 그뿐만 아니라 21일은 남녀가 한 가정을 이룸은 창세기 천지창조에서 하나님은 ‘아담’을 먼저 만드시고 외롭지 않도록 ‘하와’를 만드시어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한 시초가, 오늘날 80억 많은 인구가 이 세상에서 숨 쉬며 살아가고 있다.
나라가 존재하고 발전하는 역사 속에서 가족 구성원의 소중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지만, 사회가 급속히 변화하고 산업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사회가 독립된 삶에서 전통적 가족관계가 해체되고 거리가 있어, 이제는 모두가 따로의 삶이 편하여 각자의 도생(圖生)으로 살아가는 지금의 세태이다.
예부터 내려오는 어른에게 존경과 사랑의 가치인 가정의 전통은 찾을 수 없고, 배금만능(拜金萬能)의 사상에서 부모도 자식도 돈이 있어야 인정받는 무서운 사회가 되어감에 심히 가슴이 시리어 온다.
노인의 삶이 100세 시대를 달리면서 이제는 70대 자식이 90대 부모를 모셔야 하는 초고령 사회에서 노인에 대한 공경과 효도가 점차 퇴색되어 가는 시대의 조류에, 효(孝) 사상을 가정의 가치로 외쳐 보지만, 우이독경(牛耳讀經)으로 여겨져, 이제는 차라리 자녀들과 거리를 두고 사는 것이 더 나은 노후의 삶이 되고 있다. 47만 명의 청년들이 은둔생활로 방구석을 지키고 있는 현실에서, 그들에게 위로의 말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찾아와 늙은 부모가 자녀의 눈치를 보는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노인이 먼저 변해야 한다. 한 가정의 평강을 위해서는 자녀와의 관계 설정을 미리 정하여 어떠한 상황이 와도 섭섭하다는 생각에서, 각자의 독립된 개체로 그들의 행복을 빌어 줄 여유를 찾아야 한다.
자녀들에게 의존적 사고에서 벗어나 부부간의 건강만 챙겨 어떠한 일에도 자식에게 부담 주는 말들은 지양해야 한다. 건강한 가족관계는 서로가 여기서 다시 시작되는 길임을 알고 나이가 계급장이 아닌 가정의 행복을 주는 지원자가 되는 것이다.
근간에 순간적 나의 실수로 차를 아파트 좁은 공간에서 파킹하면서 벽에 부딪혀, 15년 헌차를 폐차하고 중고차를 6백만 원에 구입하고자 딸에게 자초지종을 말하니, 차 구입에 대뜸 화를 내며 면허증을 반납하는 나이에 운전은 하지 말고 필요하면 택시를 이용하라 말하면서, 또 사고 나면 자식들은 어떡하란 말이오? 라고 강하게 어필하는 소리에, 아니 내 돈으로 차를 사고 예측사고를 단정하여 미리 말리는 딸이 야속하기도 하면서도, 결국은 가정의 평강을 위해 포기를 잘한 것이지만 아직도 내 마음이 쓸쓸함은 어쩔 수 없다.
요즈음 부부간의 삶도 나이가 들면 서로 간섭없이 각자의 취미생활로 남은 노후를 보냄이 필요하다. 40년 이상 살다 보면 서로가 자유로움이 좋을 때도 많아 인간은 그래서 가끔 고독 속에 진정한 자아를 찾아 행복을 느낀다. 한평생을 살다 보면은 내 나름대로 하고 싶은 일도 있고, 무엇을 자유롭게 사고 싶을 때도 있고, 잊혀진 친구를 찾아보고 싶을 때도 있어, 자유로운 영혼이 있는 시간 속에서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고 더욱 성숙의 세계로 갈 수 있음은 한 번쯤 느끼는 노년 세대들의 바람이다.
오랜 가정의 삶에서 한 지붕 두 가정 같은 갈등 속에 사는 사람들이 많음에 다들 속 사정은 세밀히 모르지만, 서로가 일방적 지배에서 오직 해방은 365일 받아먹는 밥상에서 ‘햇반’의 자유로움을 아내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가정의 달을 맞아 오늘도 지체 장애와 정신행동의 부자유로 평생을 아픈 자녀와 살아가는 부모님의 심정과 몸이 불편한 어르신을 모시는 자녀들의 돌봄에 우리는 박수를 보내며, 모두가 행복한 가정의 달이 되도록 기도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