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이 변화가 많아서 예측하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덤덤하게 산 노인의 지혜가 새옹지마의 이야기다. 중국 전한 시대에 전쟁이 자주 일어나던 북쪽 변방에서 평범한 노인이 희비(喜悲)의 삶을 겪으면서도 특별한 감정의 동요 없이 살아간 삶의 이야기다. 우리 또한 누구나 절망의 눈물을 흘려보지 않은 사람이 없으며 근심 걱정 없이 산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 민족 또한 930여 회의 전쟁 등 산전수전(山戰水戰)을 겪으면서도 피와 땀과 눈물로 그 역경(逆境)을 견디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반석(磐石) 위에 올려놓았다. 일제 36년의 모진 탄압과 민족말살정책의 압박과 설움에 이어 북한의 불법 남침의 6.25 전쟁 후 오랫동안 의식주(衣食住)조차도 해결하기 어려운 가난한 나라였다. 그 시절의 부모님과 조상들은 참으로 어렵게 사신 것을 구전(口傳)을 통해 들었을 뿐만 아니라 나 또한 어린 시절 보릿고개를 겨우 넘기며 물로 배를 채우며 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전쟁과 배고픔을 참으며 세계 200여 국가 중 10위권의 경제적 부국을 만들어 낸 우리나라 국민은 참으로 위대한 민족으로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나라가 되었다. 삶의 생사고락(生死苦樂)을 덤덤하게 살면서 더 큰 화(禍)를 면한 오래전 중국 변방의 노인의 삶을 좀 더 알아본다.
옛날의 중국의 변방에 산 노인이 기르던 말 한 마리가 어느 날 도망가자 마을 사람들은 “말이 도망가서 어쩝니까? 정말 안 되셨습니다” 하고 위로했더니 이 노인은 오히려 “글쎄요, 이 일이 복이 될지 어찌 알겠소?”라며 낙심하지 않고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얼마 뒤에 도망갔던 말이 많은 야생마들을 이끌고 노인에게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이제 부자가 되셨구려! 축하합니다!”라고 환호했지만, 이 노인은 또 “글쎄요, 이 일이 재앙이 될지도 모르지요”라며 기뻐하지 않고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그 뒤 노인의 아들이 그 말들 가운데에서 좋은 말 하나를 골라 타고 다녔는데, 말에서 떨어져 다리를 크게 다치고 절름발이가 되었다. 사람들은 “아드님이 다리를 다쳐서 저 지경이 되었으니 어떡합니까? 정말 안됐습니다” 하고 걱정하며 위로하자 노인은 “글쎄요. 이게 다시 복이 될지 어찌 알겠습니까?”라며 덤덤한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얼마 뒤, 오랑캐들이 쳐들어왔다. 그래서 마을마다 관리들이 찾아와서 남자들을 데려갔고 집집마다 아들, 동생, 오빠들을 전쟁터로 보내느라 울음바다였다.
징집된 남자들의 운명은 대부분이 전장에서 전사하였고, 그나마 살아남은 이들 역시 상당수가 장애를 안고 돌아왔다. 이 때문에 마을 내에선 멀쩡한 청년을 찾아보기가 거의 힘들 정도였고, 마을에서는 전사한 군인들의 유족들의 울부짖음과 살아남았어도 장애를 입은 상이군인들의 한숨, 그리고 상이군인들을 걱정하는 가족들의 한숨이 뒤섞였다. 그런데 노인의 아들은 다리를 못 쓰게 된 것이 오히려 약이 되어서 징집되지 않고 무사히 살아남았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노인이 왜 그리 모든 일에 덤덤했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의 인생살이는 재화(災禍)가 바뀌어 복이 된다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의미(意味)처럼 인간 삶에 변화가 많으므로 지금 어렵다고 삶을 낙심하지 말고 꿈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면 기쁜 날이 온다는 것이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과 같이 절망하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가면 꿈을 이룰 수 있다.
러시아의 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다고 했다.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고 했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희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 곰곰이 생각하니 세상만사가 춘몽 중에 또다시 꿈같도다” 이 노랫말은 우리나라가 일제의 모진 탄압과 수난을 받게 된 1930년대 암울했던 시대를 반영하여 불렸던 작사 미상의 <이 풍진 세상>을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삶을 희망으로 승화(昇化)하기 위하여 <희망가>로 불러왔다고 한다고 한다. 그 희망의 노래가 광복(光復)을 찾았고 선진한국을 만들어 냈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설파(說破)한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 명언을 곱씹어 보면 어떨까? “세상만사는 새옹지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