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석 논설위원 (사)정동예술단·아트센터 이사장 |
요즘 초고령 사회를 눈앞에 두고 노년층의 상속에 관한 가치관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조사 발표에 따르면 노인들은 재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주기보다는 나와 배우자를 위해 쓰겠다고 답하는 노인이 4명 중 1명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아직은 자식들에 대한 상속이 많지만 최근 들어 배우자와 같이 노후 준비를 해야 된다는 자녀들의 상속 개념이 옛날과 많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2023년 보건복지부가 3년마다 발표하는 노인실태 조사결과 발표를 보면 65세 이상의 노인들의 절반인 51.4%가 모든 자녀에게 골고루 상속하고 24.2%가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답을 했다. 아직은 상속이 대세이지만 2008년에는 9.8%였던 것이 14.4%가 증가하였다.
최근 노인에 진입한 베이비 붐 시대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길어진 노년기에 자신이 자식에게 상속보다는 본인의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 또는 웰다잉(well-dying)을 추구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노인들의 비율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자신이 은퇴 후 노년에도 자신이 10명 중 9명이 노인 나이 평균 72.5세까지 직접 일을 하고 싶다고 하였다. 노년 후에도 일하고 싶다는 노인들 비율이 강하게 쏠리고 있는 현상이다.
아울러 젊은 성인남녀 4,056명 기준 20세에서 50세까지도 95%가 정년 후에도 일하고 싶다는 최근 통계청 발표가 나왔다. 특히 정년을 앞둔 50세 이후에는 95.8%가 정년 후에도 계속 노동시장에 남아 있길 희망하였다. 은퇴 후 쉬고 싶은 마음도 많겠지만 이것은 무엇보다도 경제적 생계유지의 문제로 연금저축만으로는 생계가 곤란하다고 하는 비율이 58.6%를 차지할 정도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쉬고 싶다는 ‘자발적인 조기은퇴’를 희망하는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다. 이와 같은 시대적 노년 환경이 변화된 것은 최근 몇 년간 ‘고물가 고금리’ 환경에도 분위기를 바꾸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사실 2010년 이후 약 10여 년 가까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가 ‘저물가 저금리’ 시대가 장기간 지속되었다. 선진국들은 대체적으로 노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고령화로 ‘저축과잉. 소비부진’을 예상했으나 최근 2021년 이후 몇 년간 고물가를 경험하면서 65세 이후 앞으로 수십 년 이상의 삶을 유지해야 하는데 연금 저축만으로는 불안하고 고물가 환경 속에서 부의 쏠림현상의 심화되어 삶이 불안하다는 이유로 근로희망 노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물가가 급속도로 높아진 이유는 코로나 충격을 벗어나기 위해서 미국을 비롯해서 세계 각국들이 앞다투어 경쟁하듯이 돈을 풀었는데 이 상황을 이용한 부자들은 더욱 큰 부자가 되면서 부의 편중이 커져 상대적인 박탈감이 한층 커진 최근의 시대적인 흐름이었다.
정년 후에 먹고 사는 데에는 별문제가 없지만 노후 여가를 즐겁게 좀 더 편하게 살기 위해서 추가적으로 일하고 싶다는 노년이 31%를 차지할 뿐 아니라 노년에도 부양을 해야 하는 가족이 있어 노동을 계속해야 한다는 사람도 21.5%나 되었다. 이것은 결혼과 출산육아가 늦어진 이유로 자신이 아직도 정년이 넘어도 자식들이 아직 공부하고 있거나 사회적 진출이 늦어져 정년 연령과 주기가 어긋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노년에는 무엇보다도 건강과 체력이 떨어져 힘겹지만 정년 후에도 1일 8시간 1주일 40시간 전일제로 일하고 싶다는 노인이 50.6%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년 후에는 고용 형태로 기간제 계약직이나 프리랜서로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정통한 자료조사에 의하면 정년 후 희망수입으로는 연봉 4,416만 원으로 조사 집계되었다. 현실적으로 이런 분위기다 보니 설문 응답자 84.1%가 정년 연장을 희망하였다.
지금 대한민국은 2026년쯤이면 전체인구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 진입 예상으로 정년연장을 비롯한 ‘계속고용’ 논의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대체적으로 노년은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주요 수입원으로 국민연금 개혁으로 국민연금 고갈 불안이 한층 높아지고 인구감소로 사회적인 불안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초고령화를 앞둔 최근 3년은 대한민국 노년에 자식들과 함께 살지 않겠다고 답하는 노인들이 많다. 보건복지부가 2023년 노인 65세 이상 10,078명 실태 조사에 따르면 건강 악화로 돌봄이 필요하면 가족과 동거하겠다는 노인은 2.5%에 불과했다. 저출산 고령자 시대를 맞이하여 노인들이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고 노년의 삶을 유지하겠다는 사회적인 여론이 높다. 국가적인 장기계획으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사)정동예술단·아트센터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