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이상 70% “외롭다”…건강검진 수검자 70% “마음건강검사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
중장년층과 고령층의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신체적인 질병을 확인하는 건강검진뿐만 아니라 외로움과 우울감, 인지기능 등 정서적인 부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리서치 결과가 나왔다.
(재)동서재단(이사장 박상동)이 서울 시내 40세부터 80대 이상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삶의 만족도 및 국가건강검진 실태’ 조사에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삶의 적적함과 외로움에 대한 호소가 두드러졌으며, 고령층일수록 건강검진에 대한 부담과 기피 현상도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리서치는 지난 8월 20일부터 9월 20일까지 한 달간 실시됐으며, 중장년층과 고령층의 삶에 대한 인식과 국가건강검진 실태를 함께 살펴보기 위해 진행됐다.
이번 리서치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연령대에 따라 삶의 흥미와 만족도에 대한 인식이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40대와 50대 응답자의 50%는 삶의 흥미를 묻는 질문에 ‘사는 게 재미없다’고 답했다. 중장년층에서도 상당수가 현재의 일상에서 삶의 재미나 흥미를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60대와 70대에서는 50%가 ‘그저 그렇다’고 응답했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뚜렷하게 높지 않은 가운데 현재의 생활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응답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80대 이상에서는 외로움과 적적함에 대한 응답이 두드러졌다. 70% 이상이 ‘사는 게 적적하다’고 답하면서 극심한 외로움을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고령층의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나 신체기능의 문제만으로 바라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관계가 줄어들고 일상생활의 활동 범위가 좁아질 수 있는 상황에서 외로움과 정서적 안정 역시 건강관리의 중요한 요소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연령 높아질수록 건강검진 기피 현상
국가건강검진 수검 실태에서도 연령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40대와 50대 응답자의 80%는 ‘검진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비교적 젊은 중장년층에서는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연령이 높아질수록 건강검진을 대하는 태도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조사 결과 연령이 높아질수록 고혈압이나 당뇨, 암 등 새로운 질병이 발견될 것을 두려워해 건강검진을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특히 80대 이상 고령층에서는 ‘국가건강검진을 받으면 도리어 병을 얻게 된다’는 부정적 인식으로 검사 자체를 꺼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검진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과정이지만, 일부 고령층에게는 검사 결과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검진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고령층의 건강검진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검진을 권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검진 과정과 결과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건강검진의 목적과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정서적 지원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위·대장 내시경 검사 희망하지만 ‘마취’ 부담
건강검진 항목에 대한 부담감과 추가검사에 대한 요구도 조사됐다.
응답자의 40%는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동시에 ‘마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검사를 망설이고 있다고 답해, 필요한 검사를 받고 싶어 하는 욕구와 실제 검사 과정에서 느끼는 부담이 함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강검진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검사 항목을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검사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나 신체적인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만큼 검진 전 충분한 설명과 상담을 통해 검사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안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수검자 70% “우울증·치매 등 마음건강검사 함께”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또 하나의 결과는 국가건강검진과 마음건강검사를 함께 실시하는 것에 대한 높은 요구다.
현재 국가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수검자 가운데 70%는 우울증이나 치매 등 ‘마음건강검사’도 건강검진과 함께 실시되기를 강하게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강을 바라보는 인식이 신체적인 질병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서와 인지기능 등 마음건강까지 함께 살펴보는 방향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특히 80대 이상에서 70% 이상이 ‘사는 게 적적하다’고 응답한 결과를 함께 살펴보면, 고령층의 건강관리에 있어 외로움과 정서적인 어려움을 살펴보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신체적인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검진과 함께 우울증이나 치매 등 마음건강과 관련된 부분까지 살펴볼 수 있다면 고령층의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몸의 건강’과 ‘마음의 건강’ 함께 관리해야
이번 (재)동서재단의 조사 결과는 중장년층과 고령층의 건강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조사 결과 40대와 50대에서는 삶의 흥미에 대한 질문에 부정적인 응답이 50%로 나타났고, 60대와 70대에서는 50%가 삶이 ‘그저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80대 이상에서는 70% 이상이 ‘사는 게 적적하다’고 답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외로움에 대한 호소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검진에 대한 두려움과 기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고령층의 건강관리는 신체적인 질환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서적·심리적인 상태까지 함께 살피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건강검진을 통해 새로운 질병이 발견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검진 자체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검진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상담과 안내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와 복지기관의 역할도 중요
고령층의 건강과 마음건강을 함께 관리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노인복지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건강검진을 통해 신체적인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필요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이나 상담, 복지서비스 등과 연계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된다면 보다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로움이나 적적함을 호소하는 고령층이 지역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활동과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검진을 단순히 질병을 찾아내는 검사로만 인식하기보다는 자신의 현재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앞으로의 생활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필요하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삶의 만족도와 외로움에 대한 결과는 고령층 건강관리의 범위를 신체적인 건강에서 정서적인 건강으로까지 확대할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건강검진에 대한 인식 개선도 과제
건강검진을 기피하는 고령층에게는 검진 자체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번 조사에서는 고령층이 당뇨나 암 등 새로운 질병이 발견될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건강검진을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80대 이상에서는 건강검진을 받으면 오히려 병을 얻게 된다는 부정적인 인식도 확인됐다.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검진의 목적과 과정, 검진 이후 필요한 관리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또한 검진 결과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건강검진 결과에 따라 필요한 의료·복지서비스를 적절하게 안내받을 수 있도록 하는 체계도 중요하다.
건강검진과 마음건강 지원이 서로 별개의 영역으로 나뉘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연계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고령층이 자신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동서재단, 신체와 정서 아우르는 관심 필요성 제시
(재)동서재단의 이번 조사는 40대부터 80대 이상까지 폭넓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삶의 만족도와 국가건강검진 실태를 함께 살펴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건강검진에서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검진을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내시경 검사에서는 마취에 대한 두려움도 확인됐다.
반면 현재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수검자의 70%는 우울증이나 치매 등 마음건강검사도 건강검진과 함께 실시되기를 희망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중장년층과 고령층의 건강관리는 신체검진과 정서적 지원을 따로 생각하기보다 서로 연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신체적인 건강 상태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흥미, 외로움, 정서적인 안정 등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상동 동서재단 이사장은 “앞으로 고령화가 더욱 심화될수록 단순히 오래 사는 것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질병의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한 신체검진과 함께 외로움과 우울감, 인지기능 등을 살펴볼 수 있는 마음건강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고 강조했다.
(재)동서재단의 이번 조사가 중장년층과 고령층의 건강검진 및 마음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향후 종합적인 건강·복지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주목된다.
이승훈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