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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코로나 블루와 요양원 고립의 공포사회

김용식 논설위원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
코로나 팬데믹이 1년을 넘기면서 우리 사회는 너무나 다른 세상을 보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전파는 해를 넘기면서 3차 유행을 걱정하는 고립된 공포사회가 백신으로 나아질는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전 국민이 백신주사를 맞아도 대면사회로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언제 변형 바이러스가 또 이 땅을 덮을지는 누구도 장담 못 하는 지경에 우리 사회는 점점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 환자가 증가하고, 고립된 요양원 노인들의 죽음의 공포는 치매보다 더한 고통으로 다가와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 간다.
 
코로나 방역 거리 두기로 인한 정부 방역수칙 3행(行), 3금(禁), 3밀(密)로 아프면 집에서 쉬기, 마스크 착용 생활화, 개인위생 손 씻기, 소모임 회식 자제, 밀폐, 밀집, 밀접 장소 방문 자제 등 숨소리도 없이 마음 졸이며 살아온 365일인데, 이제는 이로 인한 후유증이 곳곳에서 발생하니 코로나보다 더 엄청난 마음의 병을 우리 국민들은 안고 있다. 
 
1년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에 상처를 주고 장기실직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들만 코로나 블루(우울)를 겪는 것이 아니라 감염에 대한 불안, 비대면 사회에 대한 부적응으로 오는 공황장애 증상이 찾아와 사회에 대한 반감, 분노, 폭행으로 우리 사회는 심한 중병을 앓고 있다. 발달기에 있는 어린이들은 코로나에 더 취약하여 한 학교에서 정서행동 특성검사 결과 관심군이 16.7%로 전년도 3배이고, 이중 우선 관리 군이 절반으로 지금 단절상태를 잘 보여 주고 있다.
 
비대면이 취약할수록 더 큰 고립감으로 찾아와 항균 필름 탓에 엘리베이터 버튼도 누르기 힘든 시각장애인의 비애와 외출 제한 등으로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발달장애인, 갑갑한 가정생활 장기화로 폭력성을 보이는 자폐성 장애인,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가족과 갈등을 빚는 중·고생들, 보호자 없이 온라인으로 수업 참여가 어려운 초등생, 돌봄 공백으로 휴가 사용 갈등 퇴사를 고민하는 워킹 맘, 코로나 감염의 불안감으로 복지관이 문을 닫아 집콕하는 노인들의 고독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에서 지난 1년간 이들을 돌보는 상담 건수가 136만 1,403건이라는 통계는 얼마나 지금의 상황이 무서운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중 일반인은 63만 6,019명이고 자가격리자는 69만 1,061명으로 확진자 가족도 3,736명이다. 더욱이 코로나 우울이 분노와 절망으로 이어져 지난해 자살 고위험군 등록 관리 인원은 전년보다 13.4% 늘어난 1만 9,471명으로 2만 명에 육박, 코로나로 인한 정신·보건 위기는 초대형 악재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한 관심으로 다가가야 할 곳이 노인요양원이다. 2008년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의하여 생활이 어려운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노인성 질환을 가진 65세 미만의 대상으로 설립된 시설로 전국에 5,762곳이 산재되어 있고, 이곳에 23만여 명이 2등급 판정을 받은 노인이나 치매 5등급을 받은 노인성 질환자들이 입소하여 생활하고 있다. 지금 입소 인원의 50%를 치매 환자로서 이들의 24시간 돌봄은 55만여 명의 요양보호사들이 하고 있다.
 
일반 노인들의 돌봄은 약해진 심신을 가족같이 돌보고 평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지만 치매노인들을 돌봄은 너무나 힘들다. 치매노인은 누군가 내 물건을 훔쳤다는 도둑 망상, 배우자를 믿지 못하는 부정(不貞)망상, 누군가가 나를 해친다는 피해망상에서 가족이 나를 팽개쳤다는 버림 망상까지 겹쳐 그들의 삶은 정상적이 아니다. 이들 노인들은 코로나로 인하여 1년 이상 가족의 면회가 중지되고, 가족들의 얼굴을 창문으로 보아야 하는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요양원의 감염 차단은 중요하나 시설환자들의 고립이 코로나19 위험보다 매우 심각하여 당국의 방침은 확진자 숫자에만 집착하는 비인간적 관리를 지속하고 있다. 노인들과 가족들의 아픔을 계속 외면하고 있어 심지어 요양원은 현대판 고려장(高麗葬)이라 불리고 있다. 정부는 이런 가족 버림의 망상을 치유하는 대안을 마련하여 기본적인 노인 인권의 사각지대 개선으로 노인들의 여생이 아름다운 삶으로 보내지기를 함께 기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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